연예
[리뷰] 유려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입력 2020-02-04 08:30  | 수정 2020-02-04 08:3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돈을 향한 욕망으로 짐승이 되어가는, 평범한 인간들의 군상을 담아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군더더기 없이 유려하다.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사라진 애인 때문에 빚에 시달리며 한탕을 꿈꾸는 태영(정우성),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중만(배성우),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전도연), 벼랑 끝에 몰린 그들 앞에 거액의 돈 가방이 나타난다. 여기에 고리대금업자 박사장(정만식),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신현빈), 불법체류자 진태(정가람), 가족의 생계가 먼저인 영선(진경), 기억을 잃은 순자(윤여정)까지. 돈 가방을 쫓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처럼 장을 나눠 전개를 이어간다. 연극의 막처럼 구성해 돈 앞에 절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 화려한 미장센과 OST에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서사가 맞물려 후반부로 갈수록 빛을 발한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나 깔끔하게 조화를 이룬다. 돈 가방을 둘러싼 인물들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상황에 유머를 가미했다. 전도연 정만식 배성우 등 배우들 역시 제 몫을 다한다. 특히 전도연의 존재감이 빛난다. 전도연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이야기의 몰입감이 살아난다.
시간의 흐름과는 다른, 챕터식 구성과 전개는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다소 어수선한 초반부가 아쉬울 수 있다. 군더더기 없으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뜨거움은 없다. 최근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1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08분.
skyb1842@mk.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