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로나 쇼크`…中증시 8% 대폭락
입력 2020-02-03 17:57  | 수정 2020-02-04 07:08
중국 상하이증시가 춘제 이후 11일 만에 개장한 3일(현지시간) 증권거래소 현황판 앞에 푸른색 방호복을 입은 거래소 관계자가 보호용 안경과 마스크를 낀 채 서 있다. 이날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는 전 거래일 대비 7~8% 폭락하며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AP = 연합뉴스]
◆ 신종코로나 비상 ◆
춘제(중국의 설) 이후 11일 만에 개장한 중국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공포로 2015년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하는 등 공황 상태에 빠졌다.
인민은행의 긴급 유동성 투입에도 주가가 폭락한 탓에 3일 중국 증시에서는 총 4450억달러(약 531조3300억원)가 증발했다고 CNN이 전했다.
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2% 급락한 2746.61로 거래를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도 8.41% 하락한 1609.00으로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2015년 11월 28일(-8.49%)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선전성분지수도 개장 직후 9% 넘게 급락하는 등 중국 증시는 패닉에 휩싸인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춘제 연휴가 마무리되자 그동안 쌓인 투자자의 공포심리가 이날 주가에 한꺼번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이날 하락폭은 예상 범위를 넘는 충격적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 두 곳에 상장된 3760개 종목 중 95.6%에 달하는 3596개 종목이 하락 마감했다. 특히 이들 중 3257개 종목은 가격 제한 폭인 10% 수준까지 날개를 잃은 듯 추락하며 거래가 정지됐다. 의료용품과 의약품 관련주 등 164개 종목만 상승 곡선을 그리는 데 그쳤다.
신종 코로나 여파가 예상보다 훨씬 더 중국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는 예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제조업을 비롯해 관광·운송산업 등 전반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미국과 무역분쟁을 치르며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이제는 신종 코로나 충격으로 전체 경제 중 3분의 2가 휴업 상태에 들어가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 내수가 급격히 감소해 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1.2%포인트 깎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4%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급해진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조작을 통해 1조2000억위안(약 205조원) 규모 유동성을 긴급 투입했다. 또 인민은행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7일물 역RP 금리를 2.50%에서 2.40%로 내리고, 14일물 금리도 2.65%에서 2.55%로 낮췄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서울 = 진영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