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기집`사는 여성 1인가구 43%…남성은 18% 왜?
입력 2020-02-03 17:21  | 수정 2020-02-03 23:01
최근 가구 구조 변화로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1인 가구에 적합한 주거 공간 개발과 주거 정책 개발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가운데서도 성별이나 연령대별로 현재 처한 주거 수준이나 원하는 주거 유형이 다른 만큼 면밀한 맞춤형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령대별·성별 1인 가구 증가 양상과 주거 특성에 따른 정책 대응 방향' 연구보고서를 내고 1인 가구 급증에 따른 다양한 정책 마련 필요성을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 중 28.5%지만 30년 뒤인 2047년에는 37.3%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3~4인 가구는 현재 31.4%로 가장 많지만 2047년엔 16.3%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인 가구를 주거 점유 형태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39.0%가 보증금이 있는 월세(보증부 월세)로 거주하고 자가에 거주하는 비율은 30.9%였다. 연령대별로 따져보면 주거 점유 형태 차이가 컸다. 20대는 보증부 월세 거주 비율이 66.5%로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50대는 37.8%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가 거주 비율이 높았다.
성별로 따져보면 여성 1인 가구는 42.7%가 자가였다. 반면 남성은 월세 비중이 59.2%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자가 비율은 18.3%에 불과했다. 자기 집에 사는 비율이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박 연구위원은 "30·40대 미혼 남성들이 부모와 주로 따로 살고, 40대 이후 이혼한 남성들은 살던 집을 자녀의 주 양육자인 부인에게 주고 혼자 사는 경우가 많은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면서 "고시원 등 열악한 주거 여건인 20대 청년들이나 50대 중년 남성들에 대한 정책 마련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긴 여성이 배우자와 사별 후 살던 집에 그냥 사는 사례가 많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집에 대한 안정적인 소유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이른바 '82년생 김지영'으로 대표되는 30대 중·후반 여성들이 최근 부동산 시장 상승 국면에서 주택 구입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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