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또 테러추정 흉기난동…용의자 현장서 사살

영국 런던 남부의 스트레텀(Streatham) 지역에서 과거 테러 모의 혐의로 복역했던 용의자가 칼부림 난동을 벌여 2명이 칼에 찔렸다고 AP통신과 BBC 방송 등이 현지시간으로 어제(2일) 보도했습니다.

20살 수데시 암만으로 신원이 확인된 용의자는 지난 2018년 이미 테러 도구와 관련한 문건 소지와 유포 등 13건의 혐의로 복역하다 이번 사건 발생 직전인 지난달 말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으며,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용의자의 칼에 찔린 피해자 중 한 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었지만, 다른 한 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날 테러는 오후 2시쯤 런던 중심부에서 8km가량 떨어진 스트레텀 지역의 주말 나들이객으로 붐비는 거리에서 발생했습니다.

런던 경찰청은 테러 현장에 더 이상의 위험 요소는 없지만, 현장을 봉쇄한 채로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이 스트레텀 하이 로드 인근의 약국 체인인 부츠 밖에 얼굴을 바닥으로 향한 채 쓰러져 있는 모습 등 사건 당시를 촬영한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회색 바지와 검은색 구두, 녹색 상의를 입고 있는 남성 주변으로 비상등을 켠 경찰차와 총을 든 경관의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BBC 방송은 용의자가 번화가의 상점에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고, 곧바로 가게를 나와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여성을 찔렀다고 전했습니다.

목격자 한 명은 경찰들이 한 남성을 뒤쫓으며 멈추라고 소리를 질렀고, 세 발의 총성이 울린 뒤 남성이 바닥에 쓰러졌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스카이 뉴스에 해당 남성이 커다란 흉기를 들고 있었으며, 가슴에는 은색 용기를 두르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용의자가 몸에 두르고 있던 물체는 당초 자살폭탄 조끼로 알려졌으나, 추후 단순 모형으로 확인됐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부상자들의 상태를 걱정하면서 신속하게 대응한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이어 지난해 11월 발생한 런던 브리지 테러 등 연이은 테러 사건을 언급하며 테러 범죄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을 관리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도입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 역시 이날 사건이 종료된 뒤 긴급구조대가 "신속하게 용감하게 대응했다. 그들이 최고"라고 말했습니다.

칸 시장은 "테러리스트들은 우리를 분열시키고 삶을 무너뜨리려 하지만 런던에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말에도 런던에서는 유사한 사건이 일어난 바 있습니다. 당시 테러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가 가석방된 28살 우스만 칸이 런던 브리지 인근에서 흉기 테러를 저질렀고, 이로 인해 케임브리지대 졸업생 두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칸은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습니다.

한편, 어제(2일) 벨기에의 서부 도시 헨트의 한 거리에서도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용의자는 여성으로, 두 명의 행인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힌 뒤 경찰의 총에 손을 맞고 체포됐습니다.

피해자들은 가벼운 상처를 입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은 테러로 의심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이날 하루 사건이 발생한 거리를 봉쇄하고 조사에 나섰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