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료계 "신종 코로나, 후베이 외 감염 40%"…한국, 중국에 `전면적 입국금지` 카드 꺼낼까
입력 2020-02-03 09:59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중국인 여행자 전체를 제한하는 '전면적 입국 금지' 카드를 꺼내 들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일 '제한적 입국 금지' 조처를 취하겠다고 발표하고 바이러스 진원지인 후베이성 체류·방문자에 한해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들어오는 외국인만 막는 것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는 3일 입국 금지 범위를 후베이성이 아닌 중국 전역으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수차례 나왔다고 전했다.

바이러스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武漢)시는 현재 봉쇄된 상태지만 이미 우한을 탈출한 대다수 주민은 중국 다른 대도시로 이동했다.
이로 인해 빠져나간 인원은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에서 출발한 바이두 지도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중 60∼70%는 후베이성 내 다른 도시로 이동했고,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으로 옮긴 경우도 많은 것으로 중국 제일재경망과 바이두(百度)의 분석 결과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중국 전역을 '위험 지역'으로 보고 여행자 제한 조처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는 지난 2일 발표한 대정부 권고안에서 "후베이성 외의 중국 지역에서 신종코로나가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해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건당국의 감시 역량, 선별 진료소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서는 2주 이내의 중국 거주자를 포함해 중국에서 들어온 모든 입국자가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를 할 수 있도록 권고하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의 조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일 오후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했으며 후베이성에서 귀국하는 미국 시민의 경우 별도 시설에서 14일간 지낸다.
싱가포르의 경우 최근 14일간 중국 본토를 방문한 외국인이 입국하거나 경유하는 것을 금지했다.
호주는 호주 시민과 거주자, 가족, 법정후견인 또는 배우자들만 중국에서 호주로 입국할 수 있다고 발표했으며 중미의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또한 비슷한 조처를 시행하며 바이러스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에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우리 정부 방안을 설명하면서 "단기적인 대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의 상황에 따라 정부가 탄력적으로 위험 지역을 확대해 추가적인 입국 금지 조처 단행을 취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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