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래 6070에 달렸다…`실버푸드` 경쟁 치열
입력 2020-02-02 08:35 
신세계푸드 케어푸드 `이지밸런스 소불고기 무스`. [사진 제공 = 신세계푸드]

국내 식품업체들이 고령친화식품인 '실버 푸드'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인구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등 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60대 이상 소비자를 타깃으로 새 미래 먹거리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실버푸드 시장 규모는 2012년 5800억원에서 2017년 1조원으로 성장했다. 실버푸드는 음식물을 씹거나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식품이다.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5.5%를 차지하는 등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올해 실버푸드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실버푸드가 가장 발달한 국가는 일찌감치 초고령화사회(전체 인구 중 고령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한 일본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은 28.4%를 기록했다.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실버푸드 시장 규모는 2012년 1조원에서 올해 1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버푸드 중 경쟁이 가장 치열한 카테고리는 케어푸드다. 케어푸드는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나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식품이다. 음식의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도 형태를 무스 등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령층뿐 아니라 일시적으로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환자나 다이어터, 산모, 어린이 등도 타깃으로 할 수 있어 진출이 활발하다.

국내에서는 현대그린푸드가 케어푸드 시장 개척에 먼저 나섰다. 현대그린푸드는 2017년 국내 최초로 연화식(蓮花食)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론칭했다. 연화식은 저작(음식을 입에 넣고 씹음)기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음식의 경도를 10분의 1수준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주요 제품인 '연화식 한우 갈비찜'의 경우 경도가 잘 익은 바나나와 두부 수준이다.
아워홈도 2018년 케어푸드 브랜드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를 론칭하고 실버타운과 요양?복지시설, 병원, 어린이집, 학교 등 기업간거래(B2B)를 위주로 연화식을 공급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이지밸런스' 브랜드를 선보이고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연화식과 달리 연하식(嚥下食)으로, 음식을 삼키는 행위를 돕는 데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소불고기와 닭고기, 가자미구이, 동파육 등을 무스 형태로 제조해 혀로 가볍게 으깰 수 있도록 조절했다.
정식품 `그린비아 밸런스` 및 대상웰라이프 `마이밀`. [사진 제공 = 각사]
그동안 환자식에 집중했던 기존 케어푸드 브랜드들도 소비층 확대에 나섰다. 기존 케어푸드 브랜드는 식품의 유형이 '환자용 식품'으로 특수의료용도식품에 국한됐었다. 1991년 론칭한 정식품 '그린비아'는 최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식물성 균형영양식인 '그린비아 밸런스'와 '그린비아 멀티 밸런스' 등을 출시했다. 대상웰라이프는 기존 환자용 식품 '뉴케어' 외에도 식사대용식 브랜드 '마이밀' 등을 론칭하고 소비 타깃을 일반인과 어린이 등으로 확대했다.
이밖에 매일유업은 2018년 '셀렉스'를 론칭하고 성인영양식 전문 시장을 개척했다. 매일유업에 따르면 지난해 셀렉스 연간 매출은 200억원을 돌파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들의 주 타깃 소비층인 유아동 인구가 줄면서 자연스레 주목도가 노년층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건강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이 늘어나면서 노년층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케어푸드 시장은 점점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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