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라산 탐방예약제 첫날 200여 명 '노쇼'…곳곳서 혼선
입력 2020-02-01 16:07  | 수정 2020-02-08 17:05

하얀 설원이 펼쳐진 오늘(1일) 한라산을 찾은 등산객 수십 명이 허탈한 기분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한라산 탐방 예약제 시범 실시 첫날인 이날 성판악 탐방로 입구와 관음사 탐방로 입구에서는 사전에 탐방 예약을 해놓고도 실제로 한라산 탐방로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가 대거 나타났습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의 조사 결과 오늘 성판악 탐방로 예약 정원 1천명 중 963명(잠정)이 탐방에 나섰지만 37명은 탐방입장 마감시한인 낮 12시까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예약제 시행 코스인 관음사 탐방로에서는 예약정원 500명 중 320명(잠정)이 실제 등산을 했고 나머지 180명은 예약 취소를 하지도 않은 채 탐방 입장 마감 시각(낮 12시)까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성판악·관음사 2개 탐방로에서 전체 예약자(1천500명) 중 실제 입장률은 85.5%(1천283명) 수준입니다.

성판악과 관음사 탐방로에서 장시간 기다린 현장 대기자 217명이 한라산에 오를 수 있었지만 예약을 취소하지 않아 애꿎게 대기자들이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됐습니다.


탐방 예약제 시행 첫날인 것을 고려하더라도 운영상 매끄럽지 않은 점들이 발견됐습니다.

단체로 예약을 한 탐방객들이 한꺼번에 들어가면서 탐방 예약 확인을 하지 않은 등산객이 섞여 입장하는 가하면, 입산 시 예약 확인 절차로 진행하는 QR코드 확인 과정이 오래 걸려 긴 대기 줄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도 관계자는 "손쉽게 잔여 예약인원을 확인해 현장 대기자들에게 더 많은 탐방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할 예정이고 또 노쇼 탐방객에게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 탐방 예약제 시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성판악 탐방로 입구∼서귀포 방면 숲 터널 입구 516도로 구간에 불법으로 주·정차하는 차량이 탐방 예약제 시행 이전과 같이 여전히 있었습니다.

반면 성판악 탐방로 입구∼제주시 방면 교래삼거리 516도로 구간은 갓길 주차가 대폭 줄어 탐방 예약제 시행 효과가 나타난 듯했습니다.

도는 이들 2개 구간에 대해 3일부터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정하는 행정예고를 하고 계도 활동을 벌인 후 5월 1일부터는 과태료 부과 등 단속에 나설 계획입니다.


한라산 등산로는 어리목(6.8㎞), 영실(5.8㎞), 성판악(9.6㎞), 관음사(8.7㎞), 돈내코(7.0㎞) 등 5개입니다.

등반이 허용되는 하루 탐방 인원수는 성판악 1천명, 관음사 500명이다. 단체는 1인이 10명까지만 예약할 수 있습니다.

예약은 당일 입산 가능 시간 전까지 한라산 탐방로 예약시스템(https://visithalla.jeju.go.kr)과 전화로 선착순으로 가능하며, 잔여 예약인원만 현장 발권이 진행됩니다.

어리목과 영실, 돈내코 코스는 현재처럼 예약 없이도 등반할 수 있습니다.

도는 올해 시범 운영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효과 등을 확인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탐방 예약제를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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