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종 코로나' 우려에도 주말 대규모 도심집회 강행
입력 2020-02-01 13:56  | 수정 2020-02-08 14:05

국내에서 1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진 환자가 발생하는 등 갈수록 신종코로나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 주말에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강행될 예정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신종코로나 백신이 아직 없고 전염력도 강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대규모 집회에 감염자가 참석할 경우 바이러스가 대규모로 확산할 수 있고, 접촉자를 추적하기도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오늘(1일) 낮 12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를 진행합니다.

태극기혁명국민대회와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 성향 단체들도 여느 주말처럼 서울시청 앞과 광화문 광장 등에서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토요일마다 열리는 보수단체의 반정부 집회에는 평소에도 수천∼수만 명이 몰립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도 오늘 오후 2시부터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톨게이트 승리를 위한 민주일반연맹 결의대회'를 진행합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약 400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가보안법철폐긴급행동 등 진보 성향 단체들도 같은 시각 KT 광화문 빌딩 앞에서 '국가보안법철폐' 집회를 연 뒤 행진할 계획입니다.

일요일인 내일(2일) 오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생일을 맞아 우리공화당이 서울역과 광화문 광장 등에서 대규모 태극기 집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야외 집회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집회를 주관하는 단체들도 나름 예방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준비하고 참가자에게도 마스크·장갑 착용과 거리 유지 등 준수사항을 알리고 있다"며 "일단 이번에는 계획대로 진행하고 다음 주 집회는 진행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주일반연맹 관계자도 "톨게이트 농성·단식을 마무리 짓고 앞으로 투쟁 계획을 선포하는 중요한 자리여서 연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참가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안전 수칙을 지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기에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우모(53)씨도 "특히 태극기 집회는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분들이 많이 참석하는데, 모여서 얘기도 많이 하니 비말(침방울) 감염될까 걱정된다"며 "집회를 취소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코로나뿐 아니라 인플루엔자도 아직 유행하고 있는데, 가뜩이나 고위험군에 포함되는 고연령층은 당분간 참석을 자제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아직은 유행 패턴이나 양상을 정확히 모르는 만큼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