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항공사 승무원이 무슨 죄…"어린이집, 자녀 등원 안했으면"
입력 2020-02-01 07:48  | 수정 2020-02-01 08:01
마스크 쓴 공항 근로자 [사진 =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일부 과도한 시선이 항공사 승무원들에게 향하고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앱)인 '블라인드'에는 "자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엄마가 승무원이라 불안하니 등원을 안 시키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국내 한 항공사에 종사하는 승무원이라는 소개한 이 글의 작성자는 "퇴사하고 싶은 마음 가득"이라며 "엄마가 승무원이라 잠재적 보균자라 뭐라나…슬프고 아이들에게 죄인이네요"라고 말했다.
이 승무원은 이어 "분명 며칠 전까지는 일하는 자랑스러운 엄마였는데"라며 "불안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게 맞느냐. 승무원 부모를 둔 아이들은 그럼 다 잠재적 보균자냐"고 반문했다.
한 승무원은 "오늘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는데 수첩에 비행기 내에서는 '에어커튼' 덕분에 감염이 쉽지 않다는 내용을 구구절절 적어 보냈다"고 하소연했다.
원광대병원 입구에 붙은 안내문 [사진 = 연합뉴스]
실제로 항공기는 통상 가열 멸균된 공기를 헤파(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를 통해 기내에 공급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안전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일부 병·의원에서는 진료 예약시 의료기관 전산시스템(DUR)을 통해 승무원의 해외 국가 방문 이력을 확인한 뒤 진료를 거부하는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다.
실제 한 항공사의 객실 승무원은 회사 측에 "중국 비행을 퀵턴으로 다녀온 뒤 치과에 갔는데 치과에서 중국에 다녀왔기 때문에 진료를 안 하겠다고 연락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보건소에서 단순 감기라는 검진을 받았는데도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하고 거점 진료소로 이동하라고 했다는 기장의 사례도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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