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티븐스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 "해리스 대사 인종 비판 수용 못해"
입력 2020-01-31 13:45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캐슬린 스티븐스 신임 이사장(왼쪽)이 1월 30일(현지시간) 맨해튼 사무실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사진제공 = 코리아소사이어티]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캐슬린 스티븐스 신임 이사장은 최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를 둘러싼 한국내 비판적 여론에 대해 "해리스 대사의 인종적 배경을 거론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unacceptable)'"라고 경계했다.
2008~2011년 주한 미국 대사를 역임하고 올해부터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이끌고 있는 스티븐스 이사장은 1월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사무실에서 특파원단 간담회를 갖고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종적 배경을 갖고 해리스 대사를 비판하는 여론은 한미동맹을 저해하는 요소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스티븐스 이사장은 "역대 주한 미국 대사들은 찬사는 물론 비판도 많이 받아왔다"며 "해리스 대사는 전문성을 갖고 현재 미국 행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서울발로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이 한국에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총독을 연상시키며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돼, 외교 문제로 떠올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내 콧수염은 어떤 이유에선지 일종의 매혹 요소가 된 것 같다"며 "내 인종적 배경, 특히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언론,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비판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대사는 일본인 어머니와 미국 해군 장교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이다.
스티븐스 이사장은 현재 한미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질문에 "한미동맹은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이지만 최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 변화 속에 한미관계가 긴장 관계에 놓여있다는 진단이다. 스티븐스 이사장은 그 대표적인 이유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중 관계가 새롭게 설정되고 있다"고 지목했다.

그는 이러한 긴장관계 속에 대북 정책을 비롯한 한미동맹의 발전적 관계를 위해선 폭넓고 열린 논의가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스 이사장은 "한미는 민주주의와 인권, 경제이슈 등에서 많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서울과 워싱턴은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이사장은 사상 첫 여성 주한 대사로,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친한파' 인사로 꼽힌다.
한국어를 비교적 능숙하게 구사해 이날 간담회에서도 한국어 표현을 섞어가며 답변을 내놓았다. 지난 1975년 평화봉사단원으로 충남 지역에 2년간 파견돼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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