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숙명여대에 트랜스젠더 여성 입학…"박한희 변호사 덕분"
입력 2020-01-30 14:59  | 수정 2020-01-30 15:01
박한희 변호사 / 사진= `까칠남녀` 프로그램 캡처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2020년도 숙명여대 입학 전형에 최종 합격한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성전환 여성이 여대에 합격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입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약 한 달 앞둔 10월 법원에서 성별정정 신청이 허가돼 주민등록번호 앞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었습니다.

A 씨는 "성전환 수술을 받고 주민등록번호를 바꾼 트랜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나를 보면서 여대 입학을 희망하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A 씨는 숙명여대 2020학년도 신입학전형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A 씨는 법과대학에 진학합니다.


A 씨가 법대에 지원하는 데 가장 큰 동기를 부여한 사람은 국내 첫 트렌스젠더 변호사인 박한희 변호사라고 전해졌습니다. 박한희 변호사 역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인물입니다.

박한희 변호사는 포항공대(포스텍)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건설회사를 다니다 2013년 3월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했습니다.

박한희 변호사는 2014년 봄 커밍아웃을 한 뒤 성 소수자 관련 변호사로 활동 중입니다.

A 씨는 "박한희 변호사 이야기를 다룬 기사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트랜스젠더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법에 관심이 생겨 책을 많이 읽으면서 공부해 보니 인권 관련 등 재미있는 주제들도 많아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A 씨는 "우리 사회가 아직 트랜스젠더와 성 소수자 등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사회 전체 집단의 의견에서 반대되는 의견도 자유롭게 낼 수 있어야 창의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보다 더 다양한 가치들이 생성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우리 사회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다양한 사람을 포용하는 것이 우선이 돼야 하는데, 사실 다들 살기가 바쁘니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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