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한폐렴도 꺾지못한 개미들의 投心
입력 2020-01-30 14:14  | 수정 2020-01-30 14:1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발발이라는 증시악재가 터졌지만 개인들은 올들어 29일까지 코스피서 3조54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우한폐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20일 이후에도 개인들은 대량 순매수에 나서 1조70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과거 사스(SARS)나 메르스 때 증시가 급격히 꺾였지만, 그 기간이 길지 않았고, 이후엔 반등했다는 점을 학습효과로 삼아 오히려 증시 위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한국거래소의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지난 20일 이후 개인은 코스피서 1조70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78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기관은 1조원 넘게 판 것과는 대비되는 숫자다. 외국인들은 중국 증시 개장이 연기되면서 설 연휴 이후 가장 먼저 문을 연 닛케이225에서 1차 매도를 해 27일 닛케이225는 2%대 급락을 겪었다. 이튿날인 개장한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2차 헷징을 했으며, 이는 29일과 30일 홍콩, 대만으로 옮겨갔다. 이에 따라 28일 3%대 하락한 코스피는 이후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밸류에이션 부담 속에 예상치 못했던 불확실성 변수들이 부각되면서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임을 감안할 때 단기 조정은 매수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들은 이번 우한폐렴 발생에 관계없이 펀더멘탈이 견고한 IT(정보통신), 특히 반도체주를 주로 매입했다. 우한폐렴 사태가 본격화된 20일부터 29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61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도 7796억원어치를 샀다. 올해 반도체 관련 주식 전망이 워낙 좋다보니, 단기 악재로 끝날 것으로 보이는 이반 우한폐렴 사태가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라고 본 측면도 있다.
이번 우한폐렴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소비주에서도 개인 매수세가 감지됐다. 20~29일까지 13%의 주가하락을 경험한 호텔신라의 경우 개인들은 되레 102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신세계나 LG생활건강 등 이번 사태 타격을 크게 입은 중국 소비주들 역시 개인들이 이 기간 순매수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의 글로벌 교역 상황, 수출, 실적 펀더멘탈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보면 유망한 화장품이나 면세점 등에서 펀더멘탈 기반이 있는 곳들은 여전히 매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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