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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 떠나는 김태군 “저 쉽게 안 죽습니다” [현장인터뷰]
입력 2020-01-29 18:25 
NC 다이노스가 해외 전지훈련을 위해 2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 캠프로 출국했다. NC 김태군이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인천공항)=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안준철 기자
저, 쉽게 안 죽습니다.”
NC다이노스 포수 김태군(31)이 독기를 품었다. FA(프리에이전트) 계약 이후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올 시즌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
김태군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NC 선수단과 함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투손으로 출국한다. 이날 오전 NC 본진은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수도권에서 개인일정을 소화하던 선수들은 인천으로 바로 왔다. 이동욱 감독도 이날 인천에서 바로 나간다.
김태군도 인천으로 바로 온 선수들에 섞여 있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자격을 취득한 김태군은 포수가 급한 팀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장반응은 차가웠다. 김태군이 경찰야구단 전역을 앞두고 NC는 리그를 대표하는 안방마님 양의지(33)를 영입했다. NC 창단 이후 안방마님 자리를 지키던 김태군의 입지도 좁아졌다. 결국 김태군은 지난 18일 4년 최대 13억원이라는 소박한 조건에 NC와 계약했다.
취재진 앞에 선 김태군은 캠프 전에 계약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표정은 밝았다. 몸집은 다소 슬림해져 있었다. 김태군은 하던 대로 계속 운동을 했고, 계약은 소속사에서 신경 써주셨다”며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체지방이 줄었다. 주전을 하려면 체지방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하지만, 백업은 한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몸이 가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NC 부동의 주전 포수였지만, 김태군은 이제 백업 자리도 경쟁을 해야 할 처지다. 신경 쓰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FA 시장이 얼어붙으며 마음고생도 했다. 김태군은 시장 상황보다는 외적인 부분에 마음고생을 했다”며 없는 얘기도 많이 있었고, 일어나지 않은 일도 있었고, 그리고 주위에서 이런 말 저런 말도 많이 있었다. 또 이번에 FA를 하면서 한번 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을 직접 밝히는 방법도 있었지만 김태군은 바로 잡으려고 하면 오히려 그게 더 역효과가 날 거 같아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오히려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입 다물고 몸으로 하는 게 선수라고 생각한다. 굳이 그걸 다 해명하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웬만하면 사람들은 다 안다고 생각해서 조용히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태군도 달라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시즌에 맞춰서 몸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이미 가서 빨리 경쟁해서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다. 정신적으로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경기 숫자는 내가 정하고 싶다고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비어있는 상황에서 들어갈 수 있는게 제일 좋은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런 경험이 처음도 아니다. 처음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LG트윈스에서도 김태군은 백업 포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다. 그래서인지 김태군은 오히려 그때(NC로 와서 주전포수가 됐을 때)가 더 힘들었다.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많이 생각이 들었다. 팀 상황상 군대도 연기했었다”며 웃었다. 이어 지금은 그 상황과 반대다. 어렸을 때부터 본 분들은 알겠지만 쉽게 죽지 않는다(웃음). 내가 어떻게 밑에서부터 올라왔는지 아시는 분들이 알기 때문에 쉽게 죽지 않을 것이다. 항상 어렸을 때부터, 고등학교 때부터 그랬고 죽자고 하니깐 살게 된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NC에 좋은 기억이 많은 김태군이다. 그는 작년 전역하고 나서 창원에서 복귀했을 때 팬들이 기립박수를 쳐주셨을 때 감동 받았다. 팀 상황상 늦은 나이에 군대를 다녀왔고, 구단은 거액으로 좋은 포수를 영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겨주셨다. 생각했던 것보다 이상이었다”며 캠프 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다. 아시다시피 돌아가는 시장 상황이 선수들이 잘해야 인정받는다. 원래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 부각시켜야 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더 메꿔야 하지만, 지금은 어린 선수가 아니고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무엇인지 캠프 때 빨리 알아내는 게 해야 할 일이다”라고 다짐했다.
표정은 밝았지만, 김태군의 각오는 비장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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