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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 바로미터 `구리값`…신종코로나 뜨자 힘 못쓰네
입력 2020-01-29 17:50 
실물경제 바로미터로 불리는 구리 값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급락했다. 가까스로 반등세로 돌아섰던 경기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산업용 금속인 구리 값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낙폭이 과도하다는 관측도 있어 구리 값 추이에 이목이 집중된다. 29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전날 구리 3개월 선물 가격은 t당 5714달러에 마감됐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연일 하락해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 기간 낙폭은 9.3%에 달한다.
구리 값이 반락한 시점은 우한 폐렴 확산 시기와 일치한다. 전염병이 퍼지면 국가 간 교역과 관광에 차질이 생기고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실물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산업용 금속의 대표 격인 구리는 경기가 반등할 때 값이 뛰고 반대일 때는 하락한다. 세계 실물경제 흐름을 선행적으로 짚어볼 수 있는 이 같은 성격에 빗대어 구리를 '닥터 코퍼(Dr. Copper)'로 부르기도 한다. 특히 구리 전체 생산량 가운데 상당 부분을 중국이 사들이기 때문에 구리 값은 중국 경기와 강하게 연동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우한 폐렴이 중국에서 창궐하고 있다는 점도 낙폭을 키웠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낙폭이 지나친 감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가 구리 값에 과하게 반영된 듯하다"며 "지상 광산의 지하화로 인한 생산비 상승 등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t당 6000달러 초중반이 적정 구간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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