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항공주, 日노선 부진에 이어 우한 폐렴 직격탄…"중국 너마저"
입력 2020-01-29 17:17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노선 부진으로 신음하던 항공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증권가에서는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10% 안팎을 차지하는 만큼 단기적인 실적 부진과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주 4회 운항 중인 인천-구이린, 인천-창사 노선과 주 2회 운항 중인 인천-하이커우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25개 도시, 32개 노선을 취항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19%로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다. 이어 제주항공이 15%, 대한항공 13%, 티웨이항공 4% 순이다.

다른 항공사들도 속속 중국으로 향하는 하늘길을 닫고 있다.
제주항공도 이날 인천-싼야, 인천-난퉁, 인천-하이커우 등 3개 노선의 추가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전날 제주항공은 부산-장자제, 무안-장자제, 무안-싼야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23일 주 4회 운항하던 인천-우한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던 대한항공도 현재 다른 일부 중국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 등을 놓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노선 운항 중단과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탑승객수 감소로 인해 항공사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차적으로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높은 대형국적사 및 제주항공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라며 "제주항공을 제외한 저가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낮아 직접적 영향은 낮으나 중국 노선 확대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 여행 보이콧 움직임으로 알짜 노선이던 일본 노선의 부진이 크게 심화된 상황이어서 우한 폐렴의 여파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수요가 줄어든 일본 노선의 항공기 투입을 줄인 대신 중국, 동남아 등에 공급을 늘렸지만 경쟁 심화로 운임이 하락해 적자가 확대됐다. 여기에 우한 폐렴 확산으로 중국 노선 운항 중단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해외 여행 수요 감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지난해 3분기 유일하게 흑자를 냈던 대한항공도 올 4분기에는 200억~300억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893억원, 제주항공 -408억원 등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여행 보이콧 영향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을 비롯한 근거리 여객수요 전반의 부진으로 항공업계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우려에 처했다"라며 "현재 항공여객 시장은 공급과잉이라 일본 보이콧과 중국 우한 폐렴이 해소되더라도 산업 구조조정 없이는 주가 반등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2002~2003년 사스와 비교해볼 때 항공사 주가에 대한 영향은 적어도 3~6개월 가량 이어질 전망"이라며 "일본노선 수요 정상화 이전 대체 노선으로 생각되던 중국노선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에 노출되며 항공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은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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