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작년 제약업계 매출 1조클럽 5개사 전망…R&D·소송에 수익성은 악화
입력 2020-01-29 15:11 

연간 매출 1조원을 넘긴 제약사들이 꾸준히 늘어나지만, 새롭게 '1조클럽'에 가입한 제약사들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신약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거나 국내외에서 벌이는 소송전 때문이다.
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내놓은 작년 종근당의 매출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11.3% 많은 1조645억원이다. 올해 새롭게 1조클럽에 가입하게 된 종근당에 더해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도 1조클럽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제약업계의 연매출 1조클럽에는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일찌감치 자리잡고 있었고, 지난 2018년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한미약품은 연이어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지난 2015년 대규모의 계약금을 인식하며 일시적으로 1조클럽에 가입했다가, 자체 제품을 성장시키며 3년만에 재가입했다.
문제는 각각 지난 2018년과 2019년 실적 기준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넘긴 대웅제약과 종근당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웅제약은 처음으로 1조클럽에 가입한 지난 2018년 매출은 전년 대비 7.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6.9% 줄었다. 작년 수익성은 더 크게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매출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던 보툴리눔톡신제제(일명 보톡스) 나보타와 관련된 소송 때문이다. 가장 먼저 국산 보툴리눔톡신제제를 출시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 균주와 기술을 도용해 나보타를 개발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특히 작년부터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까지 소송 전선이 넓어지면서 소송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대웅제약의 작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72.7% 감소했다. 100억원 가량의 소송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김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에도 3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소송비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송 비용에 더해 해외법인의 구조조정 비용도 대웅제약의 수익성을 짓누르고 있다.
종근당은 수익성 축소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단계 진전에 따라 비용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종근당의 작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28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적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종근당의 R&D 파이프라인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할 것"이라며 "빈혈 치료 바이오시밀러 CKD-11101이 내년 1분기 일본에서 출시되고 경구용 관절염 치료제 CKD-506도 유럽 임상 2a상의 탑라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EGFR/c-Met 이중항체 CKD-702는 미국에서 전임상을 마치고 내년 국내 임상 1상에, 대장암 적응증의 CKD-516은 국내에서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 임상에 각각 돌입한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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