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한 폐렴에 `관광의 해` 선포한 대구경북 직격탄
입력 2020-01-29 14:15  | 수정 2020-01-29 14:39

올해 대구경북이 '관광의 해'를 선포하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 부쳤지만 중국발 '우한 폐렴'으로 인해 관광객 유치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지역 주요 관광지마다 관광객이 크게 감소한 터라 우한 폐렴 사태가 지속되면 관광 산업은 더욱 침체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29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대구경북 관광의 해'를 맞아 관광객 4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 1000만명, 경북 3000만명이 목표로 이 중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는 200만명이다. 대구는 근현대 관광자원을, 경북은 전통 문화자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투 트랙' 전략으로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중이다. 이를 위해 대구경북은 대구공항을 오가는 15개 해외 직항노선을 중심으로 중화권 일본 베트남 태국 등 국가별 맞춤 관광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은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이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올해는 중국 단체 관광객 방문에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중국 관광객 유치는 당분간 포기해야 될 처지에 놓였다. 이미 대구의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4일까지 중국 하남성 초등학생 수십 명이 대구 가창초등학교를 방문하려는 계획이 연기되는 등 일선 학교와 지자체 등이 중국과의 교류 행사를 전면 중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주요 관광지마다 외국인 관광객도 매년 줄어들면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경북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59만 763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57만 9339명, 2018년 52만 1102명, 지난해 46만9900명으로 매년 감소 추세다.
특히 경북이 자랑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도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곳이 수두룩했다.
석굴암의 경우 2018년 외국인 방문객은 4만4267명에서 지난해(9월 기준) 2만1282명으로 반토막이 났고 불국사도 같은 기간 17만 3702명에서 12만 9156명으로 26% 감소했다. 특히 안동 하회마을은 같은 기간 7만 3404명에서 1만 1179명으로 84%나 줄었고 경주 양동마을도 같은 기간 2만 6744명에서 1만 1168명으로 외국인 관람객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도산서원도 외국인 관람객이 2018년 3571명에서 1650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고 영주 소수서원도 같은 기간 1057명에서 755명으로 29% 줄어드는 등 외국인 방문객의 외면을 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대구경북은 올해 중국 관광객 유치는 포기하고 동남아 대만 일본 등에 관광 홍보를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동안 대구경북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 관광객 비중이 10% 가량을 차지한 점으로 미뤄 올해 목표한 외국인 방문객 200만명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대구경북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121만여 명 정도였다.
경북도 관계자는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되면 관광 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 같아 걱정"이라며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를 적극 공략하는 방법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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