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원종건 영입 논란' 민주당 내부서도 비판…총선 악재 차단 주력
입력 2020-01-29 13:43  | 수정 2020-02-05 14:05

더불어민주당은 오늘(29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원종건 씨 영입 논란 후폭풍을 잠재우는 데 주력했습니다.

총선에서 젠더 이슈의 파급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당 지도부가 잇따라 사과하고 '젠더 폭력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그러나 영입 인사 검증 시스템과 선정 기준에 대한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데다, 과거 미투 의혹 연루 인사까지 재조명되고 있어 '원종건 사태'의 파장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이기도 한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재영입을 하면서 좀 더 세심하게 면밀하게 살피지 못해 국민께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이 있다면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피해 호소인의 용기를 지지하고 민주당은 지난 미투 운동 이후 젠더 폭력 문제에서 '무관용 원칙'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원씨에 대해 당내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필요시 제명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영입 인사에 대한 사전 검증 시스템을 보완한다는 방침입니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영입 인사를 선정하는 기준 자체도 부실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인재 영입이 극적인 스토리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검증 단계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인재 영입이 스토리만 갖고 되겠냐"며 "인재 영입을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이름난 친구들을 접촉해서 영입하는 건데 정치가 그런 게 아니지 않나"라며 "그런 친구들이 와서 무엇을 하겠느냐"라고 밝혔습니다.

김해영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당 내 청년 정치인 육성에 소홀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외부에서 '20대 남성'인 원씨를 영입하는 바람에 당내 청년 정치인의 기회가 줄었다는 것입니다.

한편에선 사생활까지 철저히 검증하긴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여전히 나옵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남녀 간 사이에서 벌어진 개인사까지 미리 파악해 일일이 검증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라고 밝혔습니다.

'원종건 사태'로 인해 앞서 미투 논란이 제기됐던 민주당 인사들도 다시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정봉주의원의 경우, 과거 성추행 의혹이 있었던 만큼 민주당이 공천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이틀간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총선 입후보자를 대상으로 3차 교육 연수를 진행합니다. 특히 영입 인사 1호인 최혜영 교수를 강사로 한 '장애인 인식 개선' 특강이 추가로 편성됐습니다. 이와 함께 성 인지 교육도 이뤄집니다.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과 최근 미투 폭로 등으로 인한 총선 악재를 최대한 차단하려는 조치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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