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 시총 54조 증발…불안한 외인 5200억 매도
입력 2020-01-28 18:02  | 수정 2020-01-28 23:48
◆ 우한폐렴 공포 ◆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큰 충격에 빠졌다. 코스피는 지난 10일 이후 2200선을 내내 지키며 2300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으나 28일 개장하자마자 주저앉았다. 이날 코스피는 단 하루 만에 3%가 빠져 2176.72로 마무리했다. 이는 올해 첫 영업일이던 지난 2일 2175.17과 비슷하다. 한 달간 상승분을 하루에 거의 다 내준 셈이다. 증시가 내려앉은 것은 외국인이 대량 매도한 탓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5200억원을 순매도했다. 작년 11월 26일 MSCI지수 조정 때 8573억원을 팔아치운 이후 두 달여 만에 가장 규모가 큰 순매도다.
우한 폐렴 발원지도 아닌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증시가 개장하자마자 자금을 뺀 것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증시가 모두 휴장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중국 대만 홍콩은 춘제 연휴로 길게는 다음달 초까지 증시가 열리지 않는다. 우한 폐렴이라는 악재에서 리스크를 헤징해야 하는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이 먼저 개장한 한국과 일본, 그중에서도 한국에서 매도로 포지션을 전환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우한 폐렴 공포로 국내 증시 두 곳에서 시가총액이 54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총은 1466조831억원으로 전 거래일(1512조6291억원)보다 46조5460억원 감소했다. 코스닥시장 시총은 240조4631억원으로 7조4344억원 줄었다.
한국보다 하루 먼저 증시 문을 연 일본 닛케이225는 27일 2%대 급락을 겪었으나 28일에는 0.55% 하락해 일단 하락폭을 줄였다.
전날 뉴욕 증시와 유럽 증시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아메리칸항공(5.54%) 델타항공(3.37%) 유나이티드항공(5.21%) 등 항공주가 일제히 급락했고 호텔과 여행 관련주, 중국 의존도가 높은 주식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매출이 전체에서 17%를 차지하는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와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 주가는 각각 4%와 1.7% 떨어졌다. 또 중국 내 인력 이동 제한 조치로 인해 제조 공급망 붕괴가 우려되면서 중국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애플 주가도 2.95% 급락했다.
반면 안전자산은 각광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온스당 1500달러대인 금값이 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서울 = 박인혜 기자 / 김덕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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