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1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에 학부모들 여전히 의견 분분
입력 2020-01-27 14:55 

중학교 1학년 동안 일제형 지필평가를 치르지 않는 대신 진로탐색, 동아리 등 교과외 활동 비중을 높인 '자유학년제'가 올해부터 전국 대다수 중학교에 실시된다. 전체 중학교의 96%에 달한다.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는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 지 5년 만에 1개 학년 단위로 확대 전환되는 셈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시험 없는 교육을 놓고 의견이 여전히 갈리고 있다.
27일 교육부가 전국 17개 시·도의 2020년 자유학기제 운영 계획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885곳 늘어난 3101개교(3222곳 중 96.2%)가 자유학기제를 운영한다. 부산(자유학년제 운영률 95.9%), 대전(67.0%), 전북(73.7%), 제주(33.3%) 등 4개 시·도를 제외한 13개 지역에서 관내 모든 중학교가 중1 과정에 자유학년제를 적용한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3년 42개 중학교에 자유학기제를 시범 도입했다. 시험 부담 없이 학생 참여형 수업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2016년엔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시행이 의무화됐고, 2018년부터는 자유학기제 운영 기간을 기존 1개 학기에서 2개 학기로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국 중학교에서 자유학년제 실시율은 2018년 46.8%, 2019년 68.8%에 달했다.
자유학기제 시행이 확산되고 있지만 중학교 학부모들의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시험·성적 스트레스를 1년간 미루고 그 시간을 다른 경험으로 채울 수 있어 좋다'는 평가와 '중1은 공부에 습관을 들여야 할 시기인데 학교 시험이 없으니 공부를 소홀히 한다'는 걱정이 엇갈리고 있다.

학부모 A씨는 "중1부터 미리 공부 습관을 들여 놓지 않으면 당장 2학년에 올라가서 고생할 수 있다고들 주변에서 조언한다"며 "적어도 시험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는 가르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B씨는 "앞으로 수능이 얼마나 중요해질지 모르는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중1 시기를 수학 선행학습에 투자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업성취도를 가늠하기 위해 학교 중간·기말고사를 대체할 만한 사설 경시대회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7년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예비 고1 C씨(15)는 "중1 때는 시험이 없으니까 대체로 놀아도 된다는 분위기였지만 몇몇 친구들은 학원에 절어 지냈다"고 말했다. 반면 2018년에 자유학년제를 보냈던 D씨(14)는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많아 재밌었다"며 "중간·기말고사는 없었지만 틈틈이 수행평가를 준비하느라 바빴다"고 했다.
올해부터 관내 386개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년제를 운영하는 서울시교육청은 학생·학부모에게 과정중심평가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과정중심평가란 수업 시간 중에 진행하는 수행평가, 발표, 토론 등을 가리킨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A~E 5단계 성취도 평가 대신 자유학년제에선 개별 학생이 교과 목표와 성취도 기준을 얼마나 도달했는지 서술형 문장으로 평가한다"며 "한 학기에 학교생활통지표와 과정중심평가기록지를 각각 1통씩, 1년에 총 4번 평가 결과를 받게 된다"고 했다. 또 "학습과 관련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반영해 정책을 보완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광민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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