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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미스터 주` 배정남 “대중의 편견‧이미지? 천천히 깨보렵니다”
입력 2020-01-27 07:30 
배정남이 영화 `미스터 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사진I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어릴 땐 철없고 신나기만 했지요. 지금의 제가 가장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젠 설렘만큼 부담감, 책임감이 엄청나다는 겁니다.”
배우 배정남(36)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보안관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스크린, 이번에도 가장 존경하는 선배 이성민과 함께 역시 코미디로 돌아왔다. 설 연휴 극장가를 찾은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다.
극 중 의욕과다 국가정보국 요원 만식 역을 맡은 배정남은 ‘보안관 때보다 무게감이 훨씬 더 커졌다. 긴장감과 불안감도 상당하다”며 그때는 영화 찍었다는 게 마냥 좋고 개봉하는 게 신났다면 지금은 설렘만큼 많은 생각이 든다. 조금은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며 두 손을 모았다.
‘만식은 넘치는 열정으로 늘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지만 때로는 오히려 그 열정 때문에 임무를 망치곤 하는, 동료와 상사로부터 끝없이 구박을 듣는 미워할 수없는 사고뭉치다. ‘인간 배정남의 매력을 십분 살려 완성한 캐릭터다.
처음으로 영화 포스터에 내 얼굴이 들어갔다”는 그는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성민이 형부터 감독님까지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다보니 ‘혹시 나 때문에 안 되면 어쩌나라는 걱정이 많이 된다.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며 떨리는 심경을 밝혔다.
성민이 형의 ‘바람 바람 바람 시사회 때 감독님, 제작사 대표님과 처음 만났는데 그 인연으로 이번 작품을 함께 하게 됐어요. 당시에는 동물 관련 영화를 하신대서 농담처럼 ‘동물 목소리를 하나 달라라고 말씀드렸는데 너무 큰 역할을 주셔서 감사했어요. 많은 걸 내려놔야 하는 캐릭터였는데 저는 망가짐에 대한 거리낌이 조금도 없기에 굉장히 재미있었어요.(웃음)”
배정남은 선배 이성민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을 드러냈다. 사진|강영국 기자
배정남은 결과물, 즉 자신의 연기에 대해 스스로 부족한 게 많이 보여서 그런지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항상 후회가 많이 남는다.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 뿐”이라며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다만 자신 있는 건 앞으로 점점 더 나아질 거란 거다. 조금씩 발전할 거라는 믿음이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배우로서도 인간적으로도 돈독한 이성민과의 두 번째 호흡은 어땠을까. 형을 알기 전부터도 존경하는 배우였다. 알고 난 다음에는 더 좋아하게 됐다”며 환하게 웃는 배정남. 그는 (형은) 잘되면 잘될수록 주변 사람들에게 더 베푸는 사람이다. 안 그런 배우들이 더 많지만 정말 배울 게 많은 좋은 배우”라며 동료 배우들뿐만 아니라 촬영팀 미술팀 등 팀마다 회식을 시켜주고 주변을 열심히 돌본다. 정말 많이 배웠다. 연기적인 면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정말 멋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사실 '보안관' 촬영 때는 (형님에게) 혼나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 연기 조언을 해주셨을 때 내가 술에 취해서 ‘싫은대예라고 대들었다가 엄청나게 혼났다. 아버지한테 혼나는 느낌이었다. 사랑이 담겨 있는 느낌에 스스로 너무 죄송하고 부끄럽고 많은 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니 형님이 놀라서 바로 달래주시더라. 그렇게 더 가까워졌다”며 더욱 돈독해진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번에는 어땠을까. ‘네가 아니면 못하는 캐릭터라는 말을 자주 들었단다. 배정남은 이전에는 그런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호흡'이란 걸 나눈 것 같다. 촬영하면서 죄송해서 '한 번 더 할게요'라는 말을 잘 못하는데, 형님이 어떤 장면에서는 그런 걸 '한번 더 가자'라고 말해주고 그랬다. 정말 감사했다"고도 했다.
어떤 의미로든 '미스터 주'에 대한 마음은 남다른 것 같아요. 억지로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욕심 내지 않고 제 선에서 잘할 수 있는 걸 해나려고 노력 중인데 그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걸 깨닫게 한 지점이 될 영화 같아요.”
영화 ‘오케이 마담, ‘영웅 개봉도 앞두고 있는 그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에 대한 어떤 선입견을 깨나가고 싶다”며 속마음을 꺼내놓았다.
예능을 통해 보여드린 모습으로 저를 많이들 아실 텐데 그로 인한 부담감은 없어요. 오히려 감사하죠. 그 덕에 더 열린 마음으로 봐주는 것 같고요. 다만 그저 재미있고 웃기기만 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도 내면에 슬픈 감정이 있죠.(웃음) 천천히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모습,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하하!”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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