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리선권 신임 외무상 임명 공식 확인
입력 2020-01-24 13:37  | 수정 2020-01-24 14:47

북한이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신임 외무상으로 임명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군부 출신인 리 외무상은 첫 공식행사에서 '자력갱생'과 '정면돌파'를 언급하며 지난해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 결론을 재차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24일 "설 명절에 즈음하여 외무성이 우리 나라 주재 외교단을 위해 23일 연회를 마련하였다"고 보도했다. 연회에는 외교 및 국제기구대표들이 초대됐으며, 리 외무상과 외무성 일꾼들이 참가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1일 평양주재 외국 대사관들에 외무상이 리용호에서 리선권으로 교체된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 매체가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설 연회는 리선권이 외무상에 임명된 후 첫 공식 활동이자 주북 외교단과 상견례 자리였다. 리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주북 외교단을 대상으로 대외정책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리선권 동지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강령적 과업을 높이 받들고 우리 인민이 사회주의 건설의 전진 도상에 가로놓인 난관을 자력갱생의 힘으로 정면돌파하기 위한 총공격전에 떨쳐나선데 대해 언급했다"며 "공화국 정부의 대외정책적 입장을 표명하였다"고 설명했다.
재외 공관장회의 개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거 교체한 외교라인에 대한 발표와 대미 비핵화 협상 전략을 언급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통상 1월 중순께 해외 주재 대사 등 공관장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공관장 회의(대사회의)를 개최했다. 지난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는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 등 북한 대사급 외교관들이 잇따라 포착돼 공관장 회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대미 장기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번 공관장 회의에서는 향후 외화 조달 방안 등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리 외무상이 신임 외교 수장으로서 향후 외교 정책과 전략에 대한 구상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북한은 '경제 사령탑'으로서 내각의 역할을 강조하며 연일 힘을 싣고 있다. 북한은 경제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당 전원회의 이후 연일 각종 궐기대회와 총화회의 등을 열고 내부 결속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내각은 나라의 경제사업 전반을 맡은 주인"이라며 "내각이 경제 사령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국가 경제력 장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에서 기본전선은 경제전선"이라면서 내각 책임제 강화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지금 경제 분야에는 우리의 자강력 증대를 저애(방해)하는 폐단과 부족점들이 적지 않다"며 "변화된 현실에 부응하지 못하고 경제사업 체계와 질서가 문란하여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각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하급 기관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신문은 "내각과 부문별 지도기관인 위원회, 성의 결정 지시를 이 구실, 저 구실을 대면서 흥정하고 제대로 집행하지 않거나 어기는 현상"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문제를 엄하게 세우고 사소한 편향도 나타나지 않도록 강하게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는 내각이 경제 사령부로서의 임무를 원만히 수행할 수 있게 경제 사업 건들은 무조건 의무적으로 내각에 집중시키고 내각의 통일적 지휘에 철저히 복종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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