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르포] 편의점서 물들고 튀었더니 AI 점장에 딱 걸렸네
입력 2020-01-23 13:18 
BC페이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결제된 제품 정보. [사진 = 신미진 기자]

"1400원 결제 승인."
서울 을지로 을지트윈타워 20층에 위치한 GS25 을지스마트점. 목마름에 음료 하나를 집고 출구를 빠져나오자마자 스마트폰에 결제 승인 알람이 떴다. 점원도 계산대도 없는 매장이었지만 인공지능(AI) 카메라가 행동을 인식해 자동으로 결제를 완료한 것이다. 매장에 들어선 뒤 결제까지 걸린 시간은 5초에 불과 했다.
GS25 을지스마트점은 이달 GS리테일이 선보인 미래형 무인 편의점이다. 입장부터 결제, 퇴장까지 모든 과정은 애플리케이션(앱)에 생성된 개인 고유의 QR코드로 이뤄진다. 결제 시스템은 BC카드의 모바일 결제 앱 'BC페이북'이다. 고객의 행동과 동선을 파악하는 딥러닝 스마트 카메라는 스마트로 기술을 적용했다.
먼저 출입구에 BC페이북에서 생성된 QR코드를 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34대의 딥러닝 스마트 카메라가 물건을 들고 놓는 행동을 감시한다. 이 카메라는 고객이 어떤 물건을 선택했는 지까지만 파악한다. 몇 개를 집었는 지는 진열대에 적용된 무게 감지 센서를 통해 알 수 있다. 예로 '바나나맛우유(263.8g)' 5개가 진열돼있다가 2개를 집어들면, 진열대 무게가 791.4g으로 변경되며 고객이 구매한 갯수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GS25 을지스마트점 스마트게이트. [사진 = 신미진 기자]
물건 진열은 을지트윈타워 1층에 위치한 모(母)점포가 맡는다.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재고 현황을 파악하고, 물건이 떨어졌거나 특이 상황 발생 시 점포로 올라와 바로 대응이 가능하다. 상품 등록은 기존 바코드 대신 제품의 무게와 이미지 등을 저장할 수 있는 별도의 상품등록기를 거쳐야만 할 수 있다.
무엇보다 GS25 을지스마트점이 타 경쟁사 무인 점포와 차별화를 이룬 것은 BC카드와의 협업이다. CU와 이마트24 등은 모두 별도의 자사 앱을 통해서만 무인 점포 입장과 결제가 가능하다. 반면 GS25는 8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BC페이북과 협업해 고객 접근성을 낮췄다.
GS25 을지스마트점에서 상품을 등록할 수 있는 상품학습기. [사진 = 신미진 기자]
반면 제약도 있다. 먼저 매장 내에서 타인에게 상품을 전달하면 안 된다. 딥러닝 스마트 카메라는 최초로 해당 제품을 집은 사람에게 금액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만약 동행에게 자신이 구매할 제품을 대신 집어달라고 부탁하면 결제는 상대방 몫이 된다. 또 변심으로 구매하지 않을 제품은 제 자리에 돌려놔야 한다. 타 진열대에 놓을 시에는 자칫 결제가 이뤄질 수 있다.
기존 GS25가 제공하는 LG유플러스와 KT 멤버십 할인, GS&POINT 적립도 향후 순차적으로 도입해나갈 계획이다. GS25는 24시간 운영 점포 중 심야와 새벽시간대에 우선적으로 미래형 점포를 도입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현규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 FS팀 과장은 "GS25 을지스마트점은 고객의 경우 계산대가 없기 때문에 결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점원은 진열 등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리테일테크를 접목해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을 순차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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