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과 함께 추운 날씨에 실내활동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청소년의 컴퓨터게임, 스마트폰 등 근거리 활동이 늘고 있다. 이런 전자기기의 과도한 사용은 청소년의 근시 발생 위험을 높이고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근시 환자는 총 120만 6397명 정도였으며 그 가운데 10대 환자는 44만 7608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청소년에 해당하는 근시 환자가 전체의 약 37.1%를 차지한 것이다. 10대 이하 어린이 환자가 25만 115명(20.7%)으로 뒤를 이었다. 매년 10대 근시 유병률이 증가하는 요인으로는 장시간 학업, 인터넷(컴퓨터)과 스마트폰 과다 이용 등 생활 학습환경이 변화되면서 실외활동이 줄었기 때문이다. 주로 싱가포르, 중국, 대만 등 동양인에서 유병률이 높은데 최근 일본 게이오 대학 연구팀이 도쿄도 내 초·중학교 학생 1416명의 눈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 689명 중 76.5%, 중학생 724명 중 94.9%가 근시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학생의 72명(10%)은 향후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병을 유발할 위험이 높은 '강도 근시'인 것으로 보도됐다.
정상안 및 고도근시안 이미지
근시는 먼 곳을 바라볼 때 물체의 상이 망막의 앞쪽에 맺히는 굴절 이상으로 먼 곳은 잘 안보이고 가까운 곳은 잘 보이는 눈 상태를 말한다. 주로 5~15세 성장기에 발생하며 방치할 경우 성인이 되면서 고도근시로 발전할 확률이 높다. 일반적인 근시는 -6D(디옵터)이내의 도수를 나타내고 고도근시와 초 고도근시는 각각 -6D(디옵터), -9D(디옵터)이상으로 그 자체를 질환으로 보며 병적근시라고 부른다.특히 고도근시와 초고도근시는 눈의 전후 길이가 평균 30mm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망막과 혈관층(맥락막)이 얇아져 시력을 손상시키는 망막박리, 녹내장 같은 심각한 안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아야 한다.
망막박리는 안구 내벽에 붙어 있어야 하는 망막이 벽지 떨어지듯이 들뜨게 되는 상태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안구가 위축되거나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조기발견이 중요한 질환이다. 녹내장은 안압 및 혈류이상 장애 등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져 실명에 이를 수 있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해 손상의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느리게 해 생활의 불편함을 최소화 하는 것이 최선이다.
두 안질환의 공통점은 초기 자각증상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겨 방치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망막박리 및 녹내장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고도근시 환자인 경우 젊은 나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6개월~ 1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누네안과병원 이지혜 원장은 "성장기 청소년의 근시가 위험한 것은 아직 성장이 멈추지 않은 상태이고 계속 안구의 길이가 정상치보다 길어진다는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안구내면을 이루는 신경막 조직인 망막이 얇아지고 시신경이 당겨져 망막열공, 망막박리, 녹내장, 근시성 황반변성 등 중증 안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고도근시나 초 고도근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의 안구 건강을 위해서는 PC,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와 같은 근거리 작업을 장시간 하지 않아야 한다. 근거리 작업을 장시간 할 경우 50분 사용 후 10분 정도 먼 곳을 바라보며 휴식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으며 실내조명은 적당한 광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 밖에도 햇빛 속에서 하는 야외 활동은 성장기 아이들의 근시 진행에 도움이 된다. 특히 스마트폰은 10~15분 이내로 짧게 나눠서 사용해야 한다.
또한 고도근시는 일반인에 비해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이 많은 편이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눈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또는 초 고도근시(병적근시)로 진행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주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비문증, 광시증 등의 증상이 새로이 나타나거나 심하게 되는 경우에는 망막정밀검진을 받아보길 권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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