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감시 사회 중국` 잠옷차림 시민 신상 노출했다 호된 역풍…안면인식 기술 논란
입력 2020-01-22 16:34 
잠옷 차림의 시민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감시 카메라에 찍혀 쑤저우시 당국에 의해 공개됐다. [사진 출처 = BBC]

중국 쑤저우시가 '비(非)문명화 행위 근절' 명목으로 잠옷 차림의 시민이 거리를 나다니는 사진과 함께 이들의 신상정보를 전면 공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중국 안후이성 쑤저우시 도시관리부가 전날 주민 7명이 잠옷을 걸쳐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대중에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감시 카메라에 찍힌 모습과 함께 이들의 이름 일부, 정부 식별번호, 사진이 촬영된 장소 등 정보도 기재됐다. 얼굴과 신분이 숨김 없이 노출된 것이다.
중국의 한 거리에서 두 여성이 파자마를 입은 채 거리를 걷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쑤저우시는 잠옷 차림으로 외출하는 '비문명화 행위'를 멈추는 계도를 의도했지만 중국 SNS를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NYT는 "감시 받는 데 익숙했던 중국인들이 일반적인 관행까지 단속받게 되자 이례적으로 프라이버시를 침해받았다는 분노를 느낀 것"이라고 전했다. 2008년 중국 정부가 베이징 올림픽 때 '파마자 금지령'을 내릴 정도로 파자마를 입고 다니는 상황은 중국인들에게 낯설지 않다.
잠옷 차림의 시민을 특정해 신분을 노출하기 위해 안면인식 기술이 활용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안면인식 기술은 인공지능(AI)과 연계돼 촬영 즉시 그 사람을 식별해 각종 정보 확인이 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생활 보호 관련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감시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까지 개발시킨 것이다. NYT는 "중국에서는 불과 몇 년 사이 안면인식 기술이 기술이 널리 보급됐고 중국 정부가 '디지털 권위주의'를 기반으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공포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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