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종 중국우한 바이러스(new China virus) `사스급`은 아니다
입력 2020-01-21 15:21 

국내 감염전문가들은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new China virus) 확산과 관련해 국민들의 협조에 따라서 '폭풍전야'가 될 수 있거나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첫 감염자가 발생했지만 공항 검역대에서 발견, 곧바로 격리해 국내 유입환자가 없지만, 설명절 연휴를 앞두고 있어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1일 '우한폐렴'의 사람간 전염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국내 전문가들은 평소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발열, 기침·호흡곤란 등과 같은 호흡기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환자는 즉시 의료진에게 해외여행력을 알려야 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폐렴은 감염자가 곧바로 공항에서 격리되어 국내에 아직 유입되지 않았지만, 기침 등 호흡기질환이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평소 손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역단계에서 걸러지지 않는 '무증상' 잠복기(최소 2~4일, 최대 2주) 환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교수는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했더라도 발열이나 기침과 같은 증상이 없을 경우 검역 단계에서 걸러낼 수 없고, 특히 이전에 증상이 있었더라도 감기로 오해해 해열제 등을 먹고 열이 내렸을 수 있다"며 "중국과 인적 교류를 중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한발 폐렴 환자는 언제든지 산발적으로 확인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 내에서도 베이징, 선전에서 확진 환자가 나오는 것을 봤을 때 국내 환자유입을 배제할 수 없다"며 "초반에 환자를 빨리 확인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방문하고 입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한폐렴이 무서운 것은 변종이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백신 등 치료제가 아직 없고 대증요법으로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고 있다. 따라서 고령 노약자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한폐렴 사망자 역시 60대, 80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층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처음 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로, 전자현미경으로 봤을 때 모양이 태양 외곽의 붉고 둥근 띠를 뜻하는 '코로나(corona)'와 비슷해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알파(Alpha), 베타(Beta), 감마(Gamma), 델타(Delta) 등 4개 그룹으로 나뉜다. 알파와 베타 그룹은 주로 포유류에서, 감마와 델타는 조류에서 발견된다.
사람의 경우 자연계에 있던 바이러스가 변이되어 전파되면서 신종 감염병 형태로 나타나는데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2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표적이다.
사스와 메르스는 모두 베타 그룹에 속하며 야생동물을 매개로 사람에게 옮겨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스는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변종이 생기면서 사향고양이로 옮겨졌고, 이 사향고양이를 요리하던 요리사를 시작으로 사람에게 전파됐다는 게 학계 설명이다. 메르스는 사람으로 전파된 명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박쥐에서 낙타를 거쳐 사람에게 전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중국발 폐렴 역시 환자 대다수가 중국 우한시 화난 해산물 시장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사스·메르스와 마찬가지로 야생동물이 매개됐을 가능성이 크다.
조선영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해서 모두 동물에서 왔다고는 할 수 없지만 메르스, 사스 등 최근에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한 폐렴 바이러스는 박쥐 유래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와 89.1%의 상동성(유사성)을 나타냈으며 일반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는 77.5%,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와는 50%의 상동성을 보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우한폐렴'사태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가장 중요한 치사율은 21일 현재 감염확진자 218명중 4명이 사망해 2%로, 중국과 홍콩을 강타해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의 10%, 메르스의 30%보다 낮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노약자,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들의 감염이 늘게 되면 사망자가 증가해 치사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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