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하명수사와 선거개입 의혹의 수혜자로 알려진 송철호 울산시장이 20일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날 송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청와대가 대통령 30년 지기인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선거 공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경쟁자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에 대한 수사를 벌이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송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 내 경쟁자들과 경선 없이 단독으로 공천을 받고, 그 해 1월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 선거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청와대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2017년 12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고문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송 시장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영남 인권 변호사 3인방'으로 불렸다. 지난 지방선거에 당선되기 전 울산시장과 총선에 8차례 출마했으나 모두 낙마했다. 이런 이유로 울산시장에 당선되면서 '8전 9기 신화'의 정치인으로 유명세를 탔다.
당시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바람과 함께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수사가 진행되면서 선거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됐다. 울산시장 당선 이후에는 산재공공병원과 울산외곽순환도로 등 울산 숙원 사업이 2건이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에 선정되면서 현 정권 실세 단체장으로 주목 받았다.
송 시장은 검찰의 중간 간부 인사를 앞두고 검찰 출석을 미룰 것으로 예상됐으나 검찰 인사에 관계 없이 결백함을 입증하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송 시장은 "함박눈이 그친 뒤 입장을 밝히겠다"며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과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자제해 왔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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