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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제품값 떨어지는데…태양광ETF 3년來 최고, 왜?
입력 2020-01-19 18:38  | 수정 2020-01-19 18:38
태양광 발전 패널용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웨이퍼부터 태양전지 셀과 모듈(태양전지 패널)까지 주요 제품 가격 약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태양광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Invesco Solar ETF(TAN)가 그 주역이다.
19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17일 Invesco Solar ETF(TAN) 가격은 33.42달러로 2016년 5월 11일 33.11달러 선을 넘어섰다. 2016년을 기준으로 직전 최고가는 2016년 2월 4일에 기록한 49.95달러다.
TAN은 가격뿐 아니라 최근 1년간 수익률을 기준으로도 글로벌 주요 ETF를 압도하는 성과를 냈다. 17일 신한금융투자에서 레버리지와 인덱스 ETF를 제외하고 시가총액·유동성·추종 기초자산 등을 고려해 선별한 130개 주요 글로벌 ETF 가운데 TAN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65.4%로, 팔라듐 ETF인 'PALL'(Aberdeen Standard Physical Palladium Shares) 수익률 7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선전하는 태양광 ETF와 달리 태양광 관련 가격은 하락하는 추세다. 태양광 시장분석회사 PV인사이트에서 조사한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1㎏당 7.12달러로 1년간 20.4% 하락했고, 단결정 웨이퍼는 장당 0.369센트로 3.4%, 다결정 웨이퍼는 장당 0.164센트로 3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단결정 태양전지 셀(-22.7%), 다결정 태양전지 셀(-32.1%), 단결정 모듈(-19.8%), 다결정 모듈(-14.2%) 등 모든 관련 제품들 가격이 내려갔다.

시장에서는 제품 가격 하락이 계속됐지만 중국 태양광 산업 구조조정과 더불어 미국 등 중국 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하면서 태양광 ETF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전 세계 태양광 수요 중 40%를 차지하며 저가 경쟁을 주도하던 중국 비중이 2021년까지 20%로 줄어들면서 타 지역으로 태양광 수요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며 "작년 한 해 동안 고효율 프리미엄 태양광 패널을 쓰는 미국 시장 성장이 태양광 ETF 성과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폴리실리콘은 중국 내 톱티어에 속한 몇 개 업체가 원가경쟁력을 갖추면서 경쟁력이 낮은 2·3등급 업체가 밀려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산 저가 제품이 업황이 좋던 미국 시장에 못 들어가면서 미국 기업 등은 높은 수익성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은 2018년 자국 태양광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 수요는 13기가와트(GW)에서 올해는 18GW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1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3층 이상 신규 주택을 대상으로 태양광 설치가 의무화된 점도 ETF 성과에 호재로 작용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TF가 추종하는 종목 가운데 미국 내 1위 가정용 태양광 모듈 리스회사인 선런, 주변기기 업체인 솔라에지테크놀로지스 같은 기업들도 미국 내 좋은 수요 흐름을 탄 게 우수한 투자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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