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글로벌 핀테크, 韓송금·환전시장 노린다
입력 2020-01-19 18:03 
◆ 2020신년기획 / 자본시장 혁신 현장을 가다 ① / ① 디지털 혁신이 경쟁력◆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 세상에서 가장 싼 환전 수수료 혜택이 주어진다. 게다가 각국 시차와 관계없이 24시간 고정 환율까지 보장한다. 현재의 종이 주식은 블록체인 기술로 프로그래밍된 디지털 증권으로 바뀐다.
이처럼 글로벌 자본시장 패러다임을 뒤흔들 디지털 혁신 기술이 세계 곳곳에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미국·영국·싱가포르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 서비스가 속속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들은 자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선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기술들인 만큼 넋 놓고 있다간 국내 자본시장 주도권을 통째로 외국 기업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싱가포르 혁신 핀테크 업체 '엠닥(m-DAQ)'은 세상에서 가장 싼 환전 수수료 산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JP모건·도이체방크 등 전 세계 11개 메이저 은행과 제휴하고 각 은행의 금액대별 환전 수수료를 분석해 세계에서 가장 싼 수수료율 산정 시스템(MCL·다중통화 결제 리스팅)을 개발했다. 해외주식 투자 등 시차가 생기는 거래 때 고정 환율까지 보장한다. 해외주식 투자가 대세로 떠오른 글로벌 자본시장에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 규모는 3조원에 육박했다. 작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환전 수수료 서비스는 거의 손도 못 대고 있는 실정이다. 엠닥의 경우 해외주식 매입을 위한 환전 수수료 비용을 종전의 20% 안팎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같은 싱가포르의 ICHX테크는 증권형 토큰 거래소로 돌풍을 일으킬 태세다. 종이 주식을 토큰 형태의 '디지털 주식'으로 만들어 거래하는 플랫폼(iSTOX)을 제공한다. 토큰 하나로 주식거래·결제·명의변경 등 기능을 일거에 수행한다. 한국은 기존 종이 주식을 단순 전자화해 보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영국 레볼루트와 트랜스퍼와이즈, 월드퍼스트도 관심을 끈다. 이들은 단 20초 만에 해외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로 단숨에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이 기업들 중 상당수가 올해 한국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해외 혁신 기업들의 서비스가 국내 투자자들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내용이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자본시장을 키우고 우리의 주도권을 지키려면 한국도 혁신 경쟁에서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남기현 팀장(싱가포르) / 정승환 기자(샌프란시스코) / 진영태 기자(런던) / 홍혜진 기자(뉴욕 보스턴)][ⓒ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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