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흥국펀드의 귀환…주식·채권형 `쾌청`
입력 2020-01-19 17:22  | 수정 2020-01-19 20:26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달러화 약세 현상에 따라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신흥국 펀드 수익률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신흥국 채권 펀드는 10.7%의 수익률을 거뒀다. 주식형 수익률은 23.3%에 달했다. 주요 신흥국들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에 따라 올해는 신흥국 채권이 선진국 채권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진국은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가 크게 하락하기 어렵지만 신흥국들은 더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신흥국의 성장률이 4.6%로 지난해 3.9%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신흥국의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의 자산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미 최근 한 달간 신흥국 펀드들은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피델리티이머징마켓 펀드는 최근 1개월간 2.1% 성과를 냈으며 삼성누버거버먼이머징국공채 플러스 펀드는 1.9% 수익률을 거뒀다.
신흥국 가운데 인도나 브라질은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지만 러시아, 베트남, 터키, 중국 등의 주요 신흥국들은 기준금리 하락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정책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한계 때문에 선진국에서 지난해와 같은 채권 강세가 재현되기 어려운 것과 반대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신흥국 채권 투자 수익은 국가별 펀더멘털과 통화정책에 따라 차이 나기는 하지만 국내 채권 투자 수익보다는 3배 이상 높았다"며 "올해 신흥국 채권은 선진국 채권보다 더욱 높은 수익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신흥국이라고 하더라도 개별 국가의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펀드를 투자할 때도 어느 국가의 채권에 투자하는지를 잘 살펴 투자할 필요가 있다. 브라질 채권과 같은 경우는 기준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최근 헤알화 환율이 1년간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채권 펀드와 함께 신흥국 주식 펀드의 수익률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흥유럽 펀드와 신흥국 펀드는 최근 3개월간 각각 14.47%, 12.10%의 수익률을 거두면서 권역별 해외주식 펀드 가운데 수익률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유럽 펀드는 동유럽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로 1개월 수익률도 5.85%를 기록했다. 지난달 동유럽 증시는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미 달러화 약세의 수혜로 6.6% 상승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달 미·중 무역합의 진전 시그널에 힘입어 신흥국 증시가 상승했다"며 "러시아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의 수혜를 봤고 중국에서는 전반적인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 그리고 고정 투자의 개선에 따라 부동산, 소재, IT, 에너지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제림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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