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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기술특례 도입 15년…규모 확장은 `성공`, 질적 성장은 `미흡`
입력 2020-01-19 12:01 

기술력을 우선 평가하는 코스닥 기술특례를 통해 상장된 기업들이 원할한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규모의 성장을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상장 특례를 통해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기술이전·신약허가 등 눈에 띄는 영업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다만 기술특례기업 중 상당수가 제약·바이오기업으로 이익시현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질적인 실적 성장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이 도입된 2005년 이후 총 87사가 이 상장 트랙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은 현재 영업실적은 미미하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를 돕기 위해 전문평가기관 기술평가나 상장주선인 추천으로 상장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기술특례 상장사 수는 2015년 12개사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2개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15년 기술평가제도 개선하고 정부의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 등에 힘입어 기술특례상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장기업의 기술력 등 장래성 평가에 초점을 둔 제도인만큼 잠재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기업들의 비중이 단연 높았다. 87개 사 중 67개사가 바이오·제약 전문 기업이었다. 전체 공모금액 2조 1000억원에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조 8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경우 상장된 기술특례기업(22사)들의 총 공모금액은 6138억원으로 코스닥 공모 금액(2조6000억원) 중 24.0%를 차지했다. 개별기업의 평균 공모 규모는 연구 개발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바이오기업(271억원)이 비바이오기업(146억원)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높았다.
기술특례기업의 시가총액은 공모 당시 13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9조8000억원으로 48.9% 증가했다. 시총 상위 5개사 모두 신약개발기업으로 제품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임상단계가 높거나기술이전 실적이 있는 경우 시가총액이 높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헬릭스미스가 1200% 가까이 뛰어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제넥신, 신라젠,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등이 뒤를 이었다.
기술특례 대상 업종이 전업종으로 확대된 2014년 이후 비바이오 기업도 나타나면서 아스트(항공기부품제조기업)를 시작으로 IT솔루션, 로봇 등 다양한 업종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상장특례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성장함으로써 기업들의 몸집도 덩달아 커졌다.

지난해 상장 기업을 제외한 65사를 기준으로 이 중 50사(77%)가 상장 전 대비 2018년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같은 기간 매출액 100억원 이상 기업 비중은 18개사(27.7%)에서 28개사(43.1%)로 증가하는 등 사업 측면에서 매출 규모도 확대됐다. 그러나 영업이익 등 실적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연구개발 등으로 즉각적인 이익 발생이 어려운 바이오 기업들로 인해 영업이익 흑자 기업(지난해 3분기 기준)은 13개사로 전체 20%에 불과했다.
거래소 측은 "코스닥시장은 향후에도 다양한 기술기업의 상장활성화를 추진하기 위하여 기술평가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투자은행(IB)의 기술기업 발굴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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