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국종, 논란 속 귀국…석해균 선장 만남 이후 행선지 확인 안돼
입력 2020-01-15 16:12 
15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군항에서 열린 해군 순항훈련전단 입항 행사에서 취재진이 해군 관계자에게 이국종 아주대 교수 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훈련에 편승했던 이국종 교수가 이날 입항 행사 전 군부대를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뒤에 보이는 문무대왕함은 이 교수가 탑승했던 함정. [사진 ...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이국종 교수에게 욕설을 퍼붓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이 교수가 15일 오전 8시 30분께 창원시 진해군항으로 귀국했다. 지난 13일 MBC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유 원장이 이 센터장을 향해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나랑 한판 붙을래"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이 센터장은 "아닙니다. 그런 거"라고 답한다.
이 교수는 논란을 의식한 듯 귀국 환영행사에 불참한 채 언론 접촉을 피해 자신이 치료했던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만났다. 석 선장은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소말리아 해적에 총상을 입어 사경을 헤매다 이 교수의 치료로 건강을 회복했으며, 현재 해군리더십센터에서 안보교육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진해군항으로 들어와 해군 순항훈련전단 입항 행사에 불참의사를 밝히고, 오전 9시께 아주대병원 관계자와 먼저 자리를 떴다. 이후 오전 10시께 석 선장에게 "진해군항으로 귀국했으니 잠깐 얼굴이나 보자"고 먼저 연락했다.
해군리더십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가볍게 환담을 했다. 석 선장이 이 교수에게 "순항훈련 동안 불편한 점은 없었냐"고 묻자 이 교수는 "훈련 중 크게 힘들었던 점은 없었으며 오히려 재밌었다"고 답했다고 알려졌다.

아주대의료원 유희석 원장의 욕설 녹음파일이 공개된 뒤 이 교수를 만난 해군 관계자와 석해균 선장 등은 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석 선장을 만난 뒤 모처로 이동했으나 구체적인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앞으로 귀국한 이국종 교수의 발언에 따라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은 2013년 아주대병원의 권역외상센터 선정된 무렵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이국종 교수는 2011년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데 이어 2017년 11월 귀순 도중 총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를 2차례에 걸친 대수술 끝에 살려내면서 '국민영웅'으로 다시 주목받았다. 복지부는 이 교수의 공로를 인정해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간호인력 60여명의 1년치 인건비를 지원했고, 아주대 측은 이 예산으로 36명을 추가 채용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아주대가 애초 계획된 60여명 중 일부만 증원했다"며 폭탄성 발언(?)을 했다. 아주대병원은 36명만 채용해도 복지부가 정하는 '권역외상센터 중환자실 간호사 운영등급'상 최고등급인 '가'등급을 충족해 그 이상 채용할 필요가 없었고 남은 예산은 기존 간호인력 인건비로 사용했기 때문에 불법전용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보건복지부는 아주대 의료원과 이국종 교수의 갈등이 다른 병원의 권역외상센터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올해 연구용역을 통해 환자 생명과 직결된 권역외상센터 손익현황을 따져보기로 했다. '환자를 살릴수록 손해'라는 병원내 입김으로 인해 권역외상센터 운영에 꼭 필요한 인력과 병상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정부는 현재 한해 500억원이 넘는 국고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정부 지원 이후 권역외상센터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하기로 한 것이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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