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독감 유행 지속중…일부약 품절, 신약 기대감 높아져
입력 2020-01-13 15:16 

최근 A형 인플루엔자 환자가 늘어나면서 일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가 수요 급증으로 임시 품절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인플루엔자 치료제 '페라미플루(성분명 페라미비르)'가 공급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C녹십자는 공급 물량을 예년보다 180% 늘렸는데도 수요가 늘어 일부 공급 지연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원료가 들어오는 대로 계속 생산하고 있다"며 "공급 지연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편의성 때문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생산량 증대를 위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사제인 페라미플루는 인플루엔자 A·B형 모두에 효과가 있고 15~30분간 1회 정맥 투여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하루 2회씩 5일간 복용해야 하는 타미플루·한미플루(성분명 오셀타미비르) 등보다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료는 미국 바이오크리스트사에서 들여온다.
또 타미플루가 환각 등 부작용 이슈를 겪으면서 페라미플루가 반사 이익을 얻기도 했다. 다만 이 치료제는 비급여이기 때문에 타미플루 등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다.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10만원 전후로 형성돼 있다. 타미플루의 경우 건강보험을 적용해 1만원 이하로 처방받을 수 있다.

GC녹십자는 페라미플루의 수요 증가를 반기면서도 공급 물량을 밝히는 것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페라미플루 특허에 대해 주요 제약사들이 특허무효 심판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일양약품과 한국콜마, 씨제이헬스케어, 동광제약, JW중외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등도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종근당은 타미플루를 국내 독점판매하고 있고, 한미약품은 타미플루의 염을 변경한 한미플루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제약사는 "페라미플루가 품절이 됐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경쟁사들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인플루엔자 치료제 등은 국가에서도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라고 했다.
사실 페라미플루는 2010년 출시된 이후 초반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5년까지 매출액이 두자릿수 초반을 기록했으나 2018년엔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20년 만에 새로운 기전으로 등장한 로슈의 조플루자(성분명 발록사비르마르복실)가 올해 상반기 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3~4월에 출시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이는 경구용 치료제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B형 모두에 효과가 있다. 페라미플루와 마찬가지로 1회 투여만으로 치료가 가능해 편의성이 높은 데다 주사제가 아닌 먹는 약이라는 강점이 있다
다만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조플루자 사용 환자에게서 내성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국내에서는 12세 이상 환자에게만 처방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성 측면에서 페라미플루과 경쟁 구도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플루자 역시 비급여인데 한국 로슈 측은 "출시하고 바로 급여 적용은 안 되겠지만 정부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1월 15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 이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유사증상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래환자 1000명당 의사환자가 작년 12월 15일부터 21일 기준 37.8명에서 12월29일부터 올해 1월 4일엔 49.1명을 기록하고 있다.
검출된 바이러스는 A(H1N1)pdm09가 430건(72.1%), A(H3N2)는 147건(24.7%) 그리고 B(Victoria)는 19건(3.2%)이었다. 검출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타미플루 등 오셀타미비르 계열 치료제에 내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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