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안 쓰는 1층인데"…법원 "관리비 동일 부담은 위법"

【 앵커멘트 】
아파트 승강기를 탈 일이 없는 1층 주민에게 노후 엘리베이터 교체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건 정당할까요?
법원은 1층 거주자가 다른 주민들과 똑같이 승강기 교체 비용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임성재 기자입니다.


【 기자 】
「지하주차장이 없는 서울 양천구의 한 중층 아파트 1층에 거주하는 조 모 씨,
」
평소 승강기를 이용하지 않는 조 씨는 노후 엘리베이터 교체를 위해 관리비가 큰 폭으로 오르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관리비 인상 전, 입주자회의가 1·2층 주민들을 포함한 전체 299세대에게 인상분 부담 방식을 묻는 조사를 하긴 했지만,

「설문에 참여한 262세대의 과반이 넘는 142세대가 '균등 부과' 안을 선택했단 이유로 모든 세대가 2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오른 장기수선충당금을 부담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1층 입주자가 승강기를 이용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부담 비율을 결정했어야 한다"고 조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 인터뷰(☎) : 안선영 / 변호사
- "직간접적인 이익이 전혀 없는 1층 주민에게도 장기수선충당금을 부담하게 하는 건 부당할 뿐 아니라 합리적인 의견 수렴 절차도 없었다는 취지로…."」

「서울 시내만 해도 지하주차장이 없는 아파트 단지는 493곳에 이르고, 」전국적으로는 훨씬 더 많습니다.

이번 판결은 여건이 비슷한 공동 주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MBN뉴스 임성재입니다.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