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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약진 인상적…삼성전자·리노공업 수혜"
입력 2020-01-12 18:35  | 수정 2020-01-12 23:34
"올해 CES에선 모든 사물이 지능화되며 서로 연결되는 미래를 보여줬다. 해외 기업으로는 퀄컴이 눈에 띄었고 국내에선 5G, 8K TV, 폴더블 기술 관련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매일경제가 'CES 2020'을 직접 찾은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분석을 취합해 종합해 본 결과다. 자동차와 가전을 비롯한 모든 사물이 지능화로 연결되면서 이를 통제하고 지원할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강조한 셈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 CES는 사물인터넷(IoT)의 의미가 재정의되면서 많은 기업이 인간에게 어떻게 더 나은 삶과 편리함을 제공할 것인지 숙제를 풀기 위해 수많은 혁신 제품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신칩 강자였던 퀄컴은 자율주행 솔루션인 스냅드래건 라이드 플랫폼(Snapdragon Ride platform)을 공개해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여러 완성차 업체와 협업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퀄컴은 이번에 스마트폰에서 클라우드, 자동차까지 자신들의 반도체 브랜드인 스냅드래건 상품 '5G 스냅드래건 칩'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며 "5G 전환기에 퀄컴 매출 성장이 가시화되는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과 코스닥 상장사 리노공업도 혜택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리노공업은 핀(Pin)이라 불리는 반도체 불량 여부를 체크하는 소모성 부품과 반도체 검사용 소켓을 제조하는 회사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200억원, 영업이익 443억원을 기록했다. 4G에서 5G로 통신 기술이 진화하면 스마트폰 부품 중에서도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는 반드시 바뀌어야 하는 시스템반도체다. 리노공업의 소켓과 핀은 모바일 AP를 테스트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인텔 동향도 반도체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경민 연구위원은 "인텔은 CES에서 자사의 전사적 솔루션이 빅데이터 증가와 자율주행 현실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설명했다"며 "넷플릭스와의 협력과 서버용 프로세서에서 인공지능(AI) 기술 구현 등이 주목을 끌었다"고 말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도 "AMD와 퀄컴의 약진이 인상적이었다"며 "AMD는 인텔의 성능을 뛰어넘는 고사양 CPU를, 퀄컴은 엔비디아에 필적할 자율주행과 데이터센터 관련 플랫폼을 공개하며 관심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도 데이터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기회를 맞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회복은 구조적인 성장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 전문위원은 "파운드리 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CPU의 경쟁 구도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AMD 에픽(EPYC)의 진화가 예상보다 빠르다"면서 "AMD와 인텔 간 격차는 더 좁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완성차 업체 중에선 도요타가 가장 눈에 띄었다는 평가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완성차 업체 부스와 미디어 발표회가 굉장히 화려한 것이 올해 특징"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2년째 감소하고 있고 올해 역시 정체 또는 감소가 예상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예전처럼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막연한 내용보다는 각 사가 구체적 비전을 발표했다"며 "도요타는 아예 스마트시티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고 현대차는 개인 항공기 제작 업체로 변신을, 벤츠는 아바타 제작팀과 함께 인간과 교감하는 자동차를 만들어 미래에도 최고 럭셔리 브랜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 중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역시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전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는 전시장 입구의 '더월'로 281인치라는 압도적 크기와 뛰어난 화질, 해상도 등 마이크로 LED 기술력을 확인시켜 줬다"며 "LG전자는 TV를 '롤업'과 '롤다운'할 수 있는 기술을 제시해 공간 활용에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김경민 연구위원 또한 "소니 전기차와 삼성전자 반려봇에서 알 수 있듯이 업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소비자 경험을 중시하게 됐다"면서 "삼성전자 '네온(NEON)'의 등장은 콘텐츠 주인공과 감상 방식의 변화를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현대차와 두산에 대한 평도 좋았다. 이종욱 연구위원은 "현대차는 우버와의 '깜짝 협업'으로 관심을 끌었으며 두산그룹 역시 처음으로 CES에 참가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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