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입주물량 줄고 대단지 이주…불안한 강남권 전세
입력 2020-01-12 18:33 
올해 5월부터 신반포4지구 재건축정비사업 조합(2900가구)이 본격 이주하면 강남권 전셋값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신반포 한신4지구 내 아파트 전경. [매경DB]
최근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올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입주하는 아파트가 작년보다 28%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설상가상으로 3000가구에 육박하는 서초구 대단지 이주도 상반기에 예정돼 강남발 전셋값 상승이 이사철 이후에도 잠잠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강남4구 입주 아파트는 총 11개 단지 1만1805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입주 아파트가 총 20개 단지, 1만6322가구였던 것보다 28% 줄었다. 2018년에도 강남4구 입주 아파트가 총 27개 단지, 1만6189가구로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강남권 새 아파트 공급 부족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입주 예정인 강남4구 아파트는 총 4곳이다. 가장 먼저 강동구에서 '고덕 아르테온'(4066가구)이 2월, 강동구 'e편한세상 강동 에코포레'(366가구)가 4월, 서초구 '신반포 센트럴자이'(757가구)가 4월, 송파구 'e편한세상 송파 센트럴'이 6월 입주를 시작한다.
올해 강남권 입주 아파트도 절반이 강동구(총 5819가구)에 집중됐다. 고덕지구를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대규모 신축이 공급되는 곳이다. 고덕지구 입주가 올해 마무리된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만 보면 작년부터 입주물량이 급감했다. 2018년 송파구 일대에 9000가구가 넘는 '헬리오시티' 집들이로 총 1만5927가구가 들어섰는데 작년 5147가구, 올해 5986가구로 줄었다. 문관식 부동산 칼럼니스트는 "2018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는 공급 과잉으로 전셋값이 약세였다"며 "예정 입주물량이 확 줄자 작년 하반기부터 전셋값이 강세로 전환됐고 당분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로 범위를 좁히면 입주물량은 더 감소한다. 오는 9월 입주할 서울 강남구 '래미안 강남포레스트'(2296가구)를 빼면 강남구에서 신축 대단지를 보기 힘들다.
정부의 잇단 규제로 1주택자 거주 요건이 강화되자 전세 매물이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교육제도 개편 여파로 전셋값이 먼저 뛰었고, 12·16 대책 이후 대출규제로 매수 수요가 소진되지 못하자 전세 대기 수요로 전환되며 강남권 전세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강남구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말부터 3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초구는 지난해 6월부터 30주 연속, 송파구는 25주 연속, 강동구는 8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강남권 공룡 단지 이주도 전세시장을 흔들 복병으로 떠올랐다. 재건축 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는 주로 강남·서초구에 많이 남아 있다. 재건축 때문에 터전을 잠시 떠나는 주민들은 인근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는 경우가 많아 강남권 전세시장에 부하가 걸릴 수 있다. 총 2900여 가구로 구성된 신반포4지구 이주가 대표적이다. 올해 서초구 입주물량(2392가구)보다 많아 강남권 전체에 부담이다. 신반포4지구 재건축은 서초구 잠원동 60-3의 한신 8·9·10·11·17차 아파트와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빌라 등 7개 아파트 2898가구와 상가 2곳을 묶은 대규모 정비사업이다. 약 15만8000㎡ 용지에 최고 35층, 29개동, 3686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신반포4지구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이주시기를 5월 25일부터 5개월간으로 결정해 이주가 본격화하면 주변 전셋값을 자극할 수 있다. 이 단지는 12·16 대책으로 이주비 대출이 막힐 뻔하다가 구사일생으로 이주비 대출이 가능해졌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