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B·C형간염 있는 70~99년生, A형간염 백신 13일부터 무료
입력 2020-01-12 15:04 

만성 B형간염이나 C형간염, 간경변 등을 앓고 있는 20~40대 환자는 앞으로 A형간염 예방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게 된다. 12일 질병관리본부는 2040 세대 가운데 A형간염 감염시 기존 간질환과의 합병증으로 사망률이 높은 고위험군에게 13일부터 A형간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A형간염 치명률은 만성 간질환이 없는 환자의 경우 1000명당 2명꼴에 불과하지만 만성 간질환군에선 1000명당 46명으로 대폭 상승한다. 이번 무료 접종을 20~40대 가운데 고위험군으로 한정한 건 유독 젊은 연령대에서 A형간염 발병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A형간염 발병자 가운데 30∼40대는 전체의 72.6%를 차지했다. 50대 이상은 국내에서 위생환경이 좋지 않던 때에 어린 시절을 보내 자연스레 항체가 형성된 경우가 많아 실제 A형간염 환자 수도 적은 편이다.
A형간염 예방접종은 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이번 무료 접종 대상은 간염 관련 질병코드로 진료받은 이력이 있는 20~40대(1970~1999년생)로 대략 23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미 예방접종을 완료했거나 항체가 형성돼 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7만8000여 명이 무료 접종을 받게 될 전망이다.
질본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대상 질환으로 진료받은 이력이 있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아 접종 대상자에게 개인별 알림 문자와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안내받은 대상자는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을 방문해 대상자 여부를 확인한 후 항체검사나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다만 1980~1999년생은 낮은 항체보유율을 고려해 항체검사 없이 바로 접종할 수 있고 항체보유율이 높은 1970~1979년생은 다음달 1일부터 항체검사 후 백신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예방접종을 받는다.

지난해 A형간염은 국내에서 대유행을 기록했다. 환자 수는 총 1만7638명 신고돼 2018년 2437명보다 무려 624%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여름 한 주당 660명까지 치솟았던 A형간염 발병자 수는 연말에 한 주당 6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번 A형간염의 주된 원인으로는 중국산 조개젓이 꼽힌다. 지난해 보고된 44건의 A형간염 집단발생 가운데 39건(89%)이 조개젓 섭취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내 유통 조개젓 25개 제품에 대한 조사 결과 13개(52%) 제품에서 A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나왔다. 이 13개 중에 11개가 중국산이었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A형간염 환자 발생이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예전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어 만성 간질환자 등 A형간염 고위험군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고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조개젓은 섭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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