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대학생들, 테헤란서 정부·군부 비판 집회
입력 2020-01-12 15:00  | 수정 2020-01-19 15:05

이란 대학생 수백명이 현지시간으로 어제(11일) 오후 테헤란 시내 아미르카비르 공과대학 앞에 모여 혁명수비대 등 군부와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8일 새벽 테헤란 서부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로 격추됐다는 사실을 어제(11일) 오전 혁명수비대가 시인하자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대학교로 모였습니다.

추모 인원이 수백명 규모가 되자 이들은 교문 앞 도로를 막고 "쓸모없는 관리들은 물러가라", "거짓말쟁이에게 죽음을", "부끄러워하라"라고 외쳤습니다.

SNS에 게시된 동영상을 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규탄하는 구호도 들렸습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시위대를 해산하려 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8일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숨진 뒤 이란의 격추설이 나오자 9일 "이란을 겨냥한 심리전"이라고 부인했다가 뒤늦게 어제(11일) 미사일 격추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야권의 '녹색운동'을 이끄는 메흐디 카루비는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사태의 관리 책임을 물어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카루비는 인터넷에 게재된 성명을 통해 여객기 격추 사실을 보고받은 시점과 대중에 여객기 추락의 진짜 원인을 알리는 게 지연된 까닭을 캐물었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시위가 아미르카비르 공과대와 샤리프 공과대 등 최소 두 곳에서 추모 집회 형식으로 열렸다가 나중에 비판 시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는 테헤란뿐만 아니라 시라즈, 이스파한, 하메단, 우루미예에서도 개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는 이란 파르스 통신을 인용해 테헤란에서 최대 1천명에 달하는 시위대가 비판 구호를 외쳤고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사진을 찢는 시위자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