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737맥스 참사' 보잉 전 CEO, 700억 챙기고 떠난다
입력 2020-01-11 13:58  | 수정 2020-01-18 14:05

737 맥스 기종의 연이은 추락 사고로 불명예 퇴진한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로부터 700억원 넘게 챙겨갈 예정입니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보잉은 보고서에서 "뮐렌버그는 퇴임 후 그 어떤 형태의 퇴직금도 받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안 받을 것"이라며, 2019년분 보너스 역시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가 지난달 퇴임하면서 약 1천460만달러(약 169억원) 상당의 주식을 몰수당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퇴직금을 받지 못했을 뿐, 뮐렌버그는 물러나면서 엄청난 돈을 챙겼습니다.

보잉은 뮐렌버그가 계약상 지급받게 돼 있는 약 6천220만달러(약 722억원) 상당의 주식·연금 인상분은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스톡옵션도 보유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보잉은 737맥스 기종의 추락사고가 연이어 일어나자 34년간 근무한 뮐렌버그의 사임을 지난달 발표했습니다.

737맥스는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과 지난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으로 탑승자 346명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를 빚은 기종입니다. 현재 세계 40여개 국에서 운항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추락 사고에 관해 지난해 10월 말 진행된 미국 하원 교통위원회 청문회에서 뮐렌버그는 퇴직금 수령 여부에 대해 추궁받았습니다.

당시 스티븐 코언 민주당 의원은 "희생자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의 급여는 그대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뮐렌버그는 보잉 측에 퇴직금을 받지 않겠다고 전달했습니다. 그는 이 결정에 대해 이후 한 행사에서 "책임감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성명을 통해 보잉이 737맥스 기종에 결함이 있는 부품의 설치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벌금 540만달러(약 63억원)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FAA는 "보잉은 일부 항공기 부품이 강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최종 내공성 인증을 받기 위해 FAA에 항공기를 제출했다"면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앞서 전날에는 보잉 직원들조차 자사 항공기가 안전하지 않고 규제 당국의 심사가 부실하다고 조롱하는 내용의 이메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2018년 첫 추락 사고가 일어나기 약 8개월 전에 보내진 해당 이메일에서 한 직원은 737 맥스에 대해 "이 기종을 설계한 건 광대들이고, 그 광대를 감독하는 건 원숭이들이지"라고 꼬집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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