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CES 2020] "적과의 동침이 살길"…손잡아야 생존한다
입력 2020-01-10 11:33  | 수정 2020-01-10 11:54
CES 2020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사진 = 김승한 기자]

모든 분야에 강한 회사는 없다. 약점을 보완해 줄 파트너들과의 협업이 중요해지는 시기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은 기술연합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자리였다. 사업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치열하게 싸우던 경쟁업체와 동맹을 맺는가 하면, 이종 업종끼리 새로운 영역을 만들기 위한 협업의 목소리가 현장 곳곳에 들려왔다.
국내 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올해 CES에서 SK텔레콤, LG전자 등은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맺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술개방 및 협업이 전제돼야한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이 CES 전시장 내 아마존 부스에서 앤디 제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텔레콤]
각자도생 안 된다…'초협력' 제안한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8일(현지시간) CES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ICT 기업들의 '초협력'을 강조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은 서로 협력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는 그러지 못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날 박 사장은 "국내 업체들이 따로 해서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국내 주요 ICT 기업에 AI 초협력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우선적인 협력 대상으로 삼성전자와 카카오를 꼽았다.

박 사장은 CES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과 만나 AI 능력을 합치는 방향에 대해 상호 동의가 이뤄졌다"며 "카카오와는 작년 말 상호 지분 투자를 하면서 AI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빅스비는 아직 퍼포먼스가 낮다"며 "각사가 자존심을 챙기지 않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기준으로 협력하자는 게 초협력"이라고 말했다.
또 박 사장은 CES 행사 기간 중 글로벌 전기차 기업 바이톤과 차세대 전기차 시장을 위한 협업을 맺었고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5G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기반 클라우드 사업을 논의했다.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0`에서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이 사우스홀(south Hall)에 위치한 피코(PICO) 전시부스를 방문, 가상현실 헤드셋(VR HMD) 신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LG유플러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CES에서 구글 부스를 찾아 구글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LG유플러스와 구글은 지속적으로 협업관계를 이어왔다.
LG유플러스는 2012년 세계 최초로 구글TV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셋톱박스 출시했고, 2018년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U+tv UHD 셋톱박스에 탑재해 U+tv 전용 리모컨을 통해 구글 주요 서비스인 유튜브, 구글 번역 등을 간편하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U+IoT 서비스를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시키는데 성공했다.
하 부회장은 "100만 이상의 홈 IoT 가입자를 보유한 LG유플러스의 경쟁력과 스마트홈 라이프를 구현하는 구글과의 협업은 고객에게 차별적인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정조준…LG전자, 글로벌 협약 활발
LG전자 역시 올해 CES에서 많은 수확을 거두었다.
LG전자는 스위스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한 협약식을 맺었다. 양사는 올 상반기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산타클라라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 조인트벤처는 LG전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웹OS 오토'를 기반으로 디지털 콕핏, 뒷좌석 엔터테인먼트시스템(RSE), 지능형 모빌리티를 위한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발한다.
LG전자는 차량용 SW 개발 역량, 글로벌 영업채널 등 양사의 강점을 토대로 웹OS 오토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여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시간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한 협약식을 맺었다.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왼쪽 세번째)과 룩소프트 미하일 비코브(왼쪽 네번째) 오토모티브 솔루션즈 부사장이 협약을 맺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LG전자]
뿐만 아니라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빌딩관리시스템(BMS) 등 B2B 사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LG전자 측은 "MS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 LG전자의 B2B 솔루션을 접목한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LG전자 웹OS 오토와 MS 차량용 클라우드 플랫폼 MCVP를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을 이용해 탑승객에게 인터넷 라디오, 비디오 스트리밍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MS의 음성인식을 활용한 LG전자의 가상 비서를 통해 운전자는 목적지까지의 교통상황을 확인하고, 원하는 노래를 재생한다.
LG전자는 MS와 빌딩관리시스템에서도 협력을 강화를 한다. MS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활용한 비컨(BECON, Building Energy Control)시스템을 통해 대형 건물에 최적의 냉난방을 제공하는 공조 솔루션을 개발한다.
LG전자는 "클라우드, 인공지능, 엣지 컴퓨팅 등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을 개발할 때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 =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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