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밤에는 문 '꽁꽁'…이용 어려운 지진옥외대피장소
입력 2020-01-09 10:26  | 수정 2020-01-09 11:00
【 앵커멘트 】
지진이 나면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 등 공터로 피해야 한다는 사실,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지진 대피소로 찾아갔는데 들어갈 수 없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강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땅이 흔들리더니 도로가 무너지고 고층 빌딩이 쓰러집니다.

백두산 화산 폭발로 지진이 난 서울의 모습을 가상으로 보여준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실제로 경주와 포항에서 진도 5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고, 정부는 지진이 나면 임시로 피할 수 있는 지진옥외대피장소를 늘렸습니다.」

잘 운영되는지 운동장이 지진 대피장소로 지정된 중학교를 저녁에 찾아가봤습니다.

그런데 문이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어 들어갈 수 없는데, 이곳처럼 많은 학교가 야간에는 교문을 닫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학교 관계자
- "(오후) 5시부터 8시까지만 (열어요). 늦게는 열어 놓을 수가 없어요. 다 잠가요."

다른 초등학교도 문이 잠겨 있고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건물로 둘러싸인 이 학교도 문이 닫혀 있습니다. 만약 시민들이 제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낙하물이 떨어져 다칠 수 있습니다."

「야간 당직기사가 있어도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무인경비로 운영하는 학교도 늘고 있어 사실상 야간에는 대피소 이용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 인터뷰(☎) : 학교 당직 기사
- "지진 났을 때 문을 열어야 한다는 거, 그런 교육은 못 받은 거죠."

「서울시 기준 지진대피소 중 66%가 학교 운동장에 마련돼 있고, 이 비율이 90%를 넘는 자치구도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영주 /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문이 개방되지 않으면 지진에 의한 낙하물, 붕괴물로 피해…. 비상 대응 매뉴얼이나 비상시 임무를 지정해서 개방될 수 있도록…."」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꼼꼼한 운영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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