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이라크 미군기지에 미사일 보복공격…미국 "모든 조처 강구"
입력 2020-01-08 17:31  | 수정 2020-01-15 18:05

최근 미군의 공습으로 핵심 지휘관을 잃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닷새 만에 대대적인 보복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국면이 한층 더 위험한 단계로 올라서면서 중동 정세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불안 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란은 미국의 추가 대응이 없다면 '보복의 고리'를 끊고 해결을 모색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괜찮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담과 달리 미군 인명 피해가 확인될 경우 재보복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국제사회는 이번 충돌이 몰고 올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자국민 안전 확보에 나섰고, 금융시장과 원유시장은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란 국영매체들과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현지시간 8일 새벽 1시20분께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에르빌 기지 등 미군이 주둔한 군사기지 최소 2곳에 탄도미사일 십수발을 쐈습니다.

발사된 미사일은 최소 15발에서 최대 20여발에 이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모두 15발의 이란 미사일 중 10발이 알아사드 공군기지에, 1발이 에르빌 기지에 각각 명중했고 나머지 4발은 불발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국영방송도 혁명수비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미사일 15발이 이라크 내 '미국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라크 군 당국의 집계는 그보다 많습니다. 이라크군은 오전 1시45분∼2시15분께 미사일 22발이 날아와 17발(2발은 불발)이 알아사드 기지에, 5발이 에르빌 기지 내 국제동맹군 사령부에 각각 떨어졌다고 발표했습니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공격이 지난 3일 미군 무인기(드론)의 공습으로 폭사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위한 보복 작전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공격 시각도 닷새 전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폭사한 시각과 같다고 혁명수비대는 설명했습니다.

이란의 한 방송은 전날 장례 절차를 마친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사일 공격 후 매장됐다며 "복수는 이뤄졌다. 이제 그는 편히 잠들 수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미사일 공격의 작전명을 '샤히드(순교자) 솔레이마니'로 정하며 복수의 성격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습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브리핑을 받았고,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국가안보팀과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긴급 회의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당초 백악관은 7일 밤(미국 동부시간) 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TV 연설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를 마친 뒤 "내일 아침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초기 피해 상황을 평가하는 중이라며 중동 지역의 "미국 요원과 파트너, 동맹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행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백악관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민간인 안전을 위해 미 항공사들의 이란, 이라크, 걸프해역 상공 운항을 금지했습니다.

미국 외에 싱가포르항공, 말레이시아항공, 호주 콴타스항공, 대만 중화항공, 에어캐나다 등 각국 항공사들도 이란 영공을 피해 항로를 변경하거나 일부 항공편을 취소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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