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글로벌 인기 이제 시작인데…입대하는 K팝 스타
입력 2020-01-08 17:04  | 수정 2020-01-08 18:55
연예인들의 군입대는 늘 화제가 됐지만, 올해는 특히 그 무게감이 크다. K팝이 글로벌 '현상(Phenomenon)'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올해는 글로벌에서 가장 주목받는 방탄소년단(BTS), 슈퍼엠, 몬스타엑스 일부 멤버의 군 입대가 예정돼 있다. 이를 이을 만한 글로벌 그룹이 없는 상황에서 세 그룹은 제한된 활동을 펼치게 된다.
군 입대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BTS다. 지난해 빌보드200에서 3연속 1위에 오르며 '비틀스' 이후 최초 기록을 세웠다. 퀸·비틀스 등 팝의 전설이 공연했던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K팝 가수 최초로 공연했고, 외국인 가수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전설적인 기록만큼 군 입대에 대한 논란도 컸다. 문화 콘텐츠로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직된 군 입대 조항을 적용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다. 1992년생인 멤버 '진'은 올해 군 입대 나이인 만 28세가 된다. 병역특례 혜택을 받는 성악·판소리와의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높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한류가 글로벌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대중문화도 대체복무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BTS는 "기쁜 마음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해 11월 대중문화 예술인에 체육·예술 분야 대체복무 혜택을 주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당시 발표안 개선안에는 소재·부품·장비 관련 전문연구요원을 늘리되, 대중가수 병역 혜택 분야는 제외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만 28세 이상 병역 미필자는 △대학원 진학 △형제 동시 현역병 복무 △민간자격증 시험 응시 △지역과 기관의 홍보대사 활동 등을 이유로 입영 연기를 하지 못한다. 만 28세 이상인 연예인이 대학원 진학이나 기관 홍보대사 임명 등을 이유로 군 입대를 피할 수 없게된 것이다.

데뷔 직후 빌보드200 1위에 오른 슈퍼엠에서는 메인보컬 '백현'이 1992년생이다. 올해 만 28세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입대 절차를 밟게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최고 에이스들을 모은 'K팝 어벤져스' 슈퍼엠은 데뷔 1년 만에 일부 멤버끼리 활동해야 한다. 슈퍼엠은 이달 말부터 미국 서부와 캐나다에서 공연한 뒤 2월부터는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유럽 공연에 나선다.
미국·유럽·중동에서 기록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몬스타엑스는 리더 셔누가 올해 만 28세가 된다. 지난해 12월 미국 투어를 돌고, 현지 ABC 방송사의 아침 토크쇼 '라이브! 위드 켈리 & 라이언'에 출연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같은 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에는 주최 측에서 몬스타엑스를 위해 왕복 전세기를 마련해주는 등 세계 곳곳에서 귀한 손님 대접을 받고 있다.
주력 그룹의 군 입대는 K팝 산업 전체에도 부담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 그룹이 K팝 전체 시장 파이를 키워주는 역할을 하면서 중소 신인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 지난해 데뷔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KQ엔터테인먼트의 에이티즈도 '방탄 효과'에 힘입어 데뷔 초부터 북미 투어를 돌며 K팝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팝 산업 측면에서 군 입대에 대한 유연한 적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음악의 수익성을 넘어 국가 전체 이미지 상승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영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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