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대공원 오랑우탄 母子, 말레이시아로 간다
입력 2020-01-08 15:34 

서울대공원이 공원 내 동물원에 서식중인 오랑우탄 모자 두 마리를 말레이시아의 오랑우탄 보호기관에 기증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8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공원은 서울동물원 유인원관에 서식중인 어머니 오랑우탄 오순이(1968년생), 아들 오랑우탄 백석이(2009년생) 등 2마리를 오는 5월까지 말레이시아의 비영리 단체인 '부킷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에 기증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2000년 설립된 이 단체는 15ha의 오랑우탄 활동지를 포함한 35ha 규모의 섬을 갖추고 오랑우탄의 보전과 연구, 재활치료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대공원이 기증에 나선 이유는 오랑우탄 모자의 복지를 위해서다. 아들 오랑우탄인 백석이는 선천적 후지마비(뒷다리 마비)를 지니고 있어 전문적인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상태다. 진료실과 입원실을 갖추고 있는 부킷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은 발달장애 오랑우탄의 재활을 성공시키는 등 오랑우탄 재활과 치료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서식 환경 자체도 서울동물원보다 훨씬 낫다는게 공원 측의 판단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오랑우탄이 살고 있는 유인원관은 침팬지, 로랜드고릴라, 망토원숭이 등 8종의 다른 동물들이 같이 서식하는 공간"이라며 "부킷미라 파운데이션의 경우 오랑우탄만 서식하는 곳인데다가 공간도 압도적으로 넓다"고 밝혔다.
다만 기증에 성공하기까지는 절차가 남아있다. 우선 서울시의 승인 절차를 비롯해 '멸종위기의 야생동·식물의 국제무역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수출입 허가도 받아야 하며, 검역 절차도 통과해야 한다. 오랑우탄은 CITES에 규정된 1급 국제멸종위기종으로, 연구·보전 목적을 제외하고는 국가간 거래가 금지돼 있다. 또 다른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부킷미라 파운데이션 측의 기류는 긍정적"이라며 "이동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치고 5월에는 기증 반출하는 것이 저희들의 목표"라고 전했다.
[최현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