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틴더로 이성친구만? 취업도 하고 상담도 받죠"
입력 2020-01-08 13:19  | 수정 2020-01-08 18:05
[사진 제공 = 틴더]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시작한 틴더는 글로벌 1위 데이팅 앱(App)이다.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기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료 구매를 자랑한다. 비게임 부문에서 넷플릭스를 제쳤을 정도다.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다. 서구권에서 '데이트'는 진지한 만남 전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캐주얼 데이팅(Casual Dating)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데이트는 교제를 약속한 뒤 만나는 것을 주로 의미한다. '첫 데이트'에 큰 의미를 두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데이팅 앱이라고 하면 선입견을 갖거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2017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틴더가 고민한 것도 이 부분이다. 서가연 아시아 총괄 디렉터 겸 틴더 코리아 지사장이 지휘봉을 잡았고, '친구를 발견하는 새로운 방법'이란 브랜드 슬로건을 아시아에 처음 선보였다. 아시아에서 데이트란 단어가 갖는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이후 틴더의 국내 가입자 수는 이전보다 2.5배 늘었고, '친구를 발견하는 새로운 방법'은 글로벌 틴더의 포지셔닝이자 목표점이 됐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소재 틴더 코리아 본사에서 만나 서 지사장은 "틴더는 데이팅 앱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즉석만남이 아닌 새로운 사람을 다양한 목적으로 만날 수 있는 소셜 디스커버리 앱"이라고 말했다.

틴더 CEO 방한을 앞두고 실제 국내 틴더 활용 사례를 모은 결과, 지친 저녁 퇴근길에 근처에서 맥주 한 잔을 함께 마실 사람을 찾거나, 회사 근처에서 스터디원을 모집했다. 관심사 설정을 통해 새로운 직장을 구한 이용자가 있는가 하면, 롤모델이던 사람을 만나 친구가 된 경우도 있었다.
서 지사장은 "틴더로 연인이나 배우자를 만날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앱 활용도를 국한시키기 보단 어떤 길을 가려할 때 여정을 함께 하는 사람을 찾는 데 쓰길 바란다"면서 "이용 사례를 보면 혼자 마라탕을 먹으러 가는 길에 같이 먹을 사람을 구하기도 하고, 변호사와 디자이너가 개업을 앞두고 만나 서로 조언을 주고 받았다. 다양하고 재밌게 틴더를 활용하는 것은 이용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외모나 이력 중심의 경쟁 앱과 달리 틴더가 관심사에 집중하는 것 역시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다. 틴더는 고양이, 요가, 켈리그라피 등 관심사에 따라 친구를 만날 수 있도록 앱을 구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서 지사장은 "가상의 공간에서 보증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외모나 이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틴더는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자기소개에 투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자신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는 Z세대(1990년대 중반 태어난 세대)가 미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는 만큼 스스로 충분히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개개인의 관심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서가연 틴더 코리아 지사장 [사진 제공 = 틴더]
틴더 코리아는 올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관심사를 통해 사람이 연결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콘서트를 열거나 페스티벌을 지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정해진 시간에 한 공간에 모여 같이 쓰레기를 줍는 프로그램이나, 기부 현장을 함께 찾는 등 Z세대 중심의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독특한 질문의 선택지를 주고 답변에 따라 관심사가 맞는 친구를 연결하는 인터렉티브 쇼도 지난해 글로벌에서 먼저 선보인 데 이어 올해 국내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서 지사장은 "Z세대는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자신을 찾고 상대에게 어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Z세대를 중심으로 전세계 사람들이 더 편하고 의미있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 좋은 경험을 하는 데 틴더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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