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미국 인질 52명"에 이란 대통령 반격 "여객기 격추 사망자 290명 기억하라"
입력 2020-01-07 14:17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0년전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52명과 같은 수의 이란 내 표적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하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군이 격추한 이란 여객기 사망자 290명을 거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숫자 '52'를 언급하는 자들은 IR655편의 숫자 '290'도 기억해야 한다"며 "이란을 절대 협박하지 마라"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40년전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52명과 수를 맞춘 이란 내 표적을 공격해 보복하겠다는 메시지를 암시하자 이란 대통령이 지난 1988년 미군의 이란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반박한 것이다.
지난 1988년 7월 3일 미군 순양함 빈센스 호는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압바스를 떠나 두바이로 향하던 이란항공 IR655 편을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 부근 상공에서 미사일로 격추했다.

이란-이라크 전쟁 막바지에 발생한 이 사건으로 여객기에 탔던 승객과 승무원 290명(어린이 53명. 비이란인 46명 포함)이 전원 숨졌다.
해당 사건에 대해 미국은 이란 전투기로 오인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이란이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피살을 보복한다면 이란 내 52곳을 겨냥해 반격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이어 "이 52곳 가운데는 매우 높은 수준의, 그리고 이란과 이란 문화에 중요한 곳이 있다. 그 표적들을 매우 빠르고 강력하게 타격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이 52곳은 지난 1979년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점거 사건에서 억류된 미국인과 동일한 숫자다.
지난 1979년 11월 4일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의 강경 반미 성향의 대학생들이 주테헤란 미 대사관을 급습해 미국 외교관과 대사관 직원 52명을 인질로 삼아 444일간 억류했다.
당시 미국은 이들을 구하려고 특수부대를 투입하는 작전을 폈으나 실패했으며 이 사건으로 지난 1980년 미국은 이란과 단교하고 경제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미 대사관을 점거한 대학생들은 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에 체류하던 모하마드-레자 팔레비 왕의 신병을 인도하라고 미국 정부에 요구했다.
지난 1981년 미국은 이란과 '알제 합의'를 맺고 인질 사태를 해결했다.
알제 합의는 내정에 다시는 개입하지 않고 주권을 존중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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