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치과의사협회장 '남의 병원'서 진료행위…'겸직금지' 위반 의혹
입력 2020-01-06 19:30  | 수정 2020-01-06 20:37
【 앵커멘트 】
직능협회의 수장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다른 일을 못 하도록 규정한 곳이 많습니다.
협회 업무에 전념하라는 취지인데, 당연히 고액의 급여도 받습니다.
그런데 현직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이 다른 의사의 명의로 된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협회장은 고발됐습니다.
손하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치과의원입니다.

교정을 원하는 환자를 상대로 의사의 진료가 한창입니다.

- "아 해보세요. 옳지. 아. 다물어보세요."

다른 환자를 상대로도 충치와 사랑니 치료를 이어갑니다.


- "레진은 다 때워 놓았고, 충치 치료는. 뒤에 사랑니가 나는 중인데, 파노라마 찍자."

진료를 본 의사는 다름아닌 현직 대한치과의사협회장입니다.

치과의사협회 정관에 협회장은 다른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는 겸직금지 조항이 있는데도, 평일 낮에 다른 의사 명의로 된 병원에 가서 진료를 한 겁니다.

사실 이 병원은 협회장의 소유였지만, 겸직금지 조항을 지키려고 다른 의사에게 병원을 넘겨 놓고도, 이렇게 진료행위를 해 온 겁니다.

▶ 인터뷰(☎) : 치과 관계자 (지난달 19일)
- "(OOO 원장님이 충치 치료도 같이 하나요?) 네. (31일 화요일 오후에 제가 시간을 정해야 하나요?) 네, 네. 2시 반도 가능하시고, 3시도 가능하십니다."

협회장이 치협 업무에만 전념하라는 취지에서 협회에서 받는 돈은 매달 1,500만 원 정도입니다.

취재진이 겸직금지 위반에 대해 묻자, 협회장은 처음엔 "출근을 전혀 안 하는 등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지만,

진료 사실을 확인했다고 하자 "과거에 진료를 했었거나 저를 특별히 지정한 환자들의 요청에 따라 몇 차례 진료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의혹이 확산하면서 일부 치과의사들은 "협회장이 다른 의사의 명의를 빌려 병원을 운영한 정황이 있다"며 의료법 위반과 사기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협회장은 "오는 3월 차기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자신에 대한 중상모략"이라며 법 위반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변성중·김현석 기자, 김광원 VJ
영상편집: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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