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中부양책 훈풍 타고…원자재펀드 `훨훨`
입력 2020-01-06 17:59 
지난해 12월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 이후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감에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면서 산업 원자재에 투자하는 소재섹터 펀드가 되살아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재정 확장정책에 힘입어 원자재 실수요가 늘어난 데다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투자수요까지 동반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 구리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소재섹터 펀드가 최근 한 달간 7.92%의 깜짝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주식형 펀드의 섹터별 평균(3.29%)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전 섹터 통틀어 최고 수익률이다. 해외 소재펀드는 지난해 8~10월 금값 하락 등 여파로 3개월간 -5.17%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11월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이어간 바 있다.
소재펀드 성과 개선의 원인으로는 우선 원자재 주요 수요처인 중국에서 각종 정부 부양책에 힘입어 제조업이 확장 국면에 접어든 점이 꼽힌다. 신한BNPP포커스이머징원자재증권자투자신탁(H)은 금속, 광산, 석유·가스 등 신흥시장 원자재 관련 주식에 투자해 중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한 달간 8.78%의 고수익을 올렸다. 강효정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해외펀드운용팀 부장은 "에너지, 귀금속 그리고 중국 시멘트 관련 종목이 펀드 성과에 특히 기여했다"며 "향후 중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인프라 투자 등의 재정정책 확대 또한 원자재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 블랙록월드광업주펀드(H)는 철광석, 구리, 석탄 등 산업광물을 생산하는 채광 및 금속회사의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최근 한 달간 8.08%의 수익률을 올렸다.
투자심리 확대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세도 소재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8월 배럴당 56달러(브렌트유 기준) 선까지 떨어지며 저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최근 65달러 선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폭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동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바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 이란산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실물자산인 금 가격이 반등한 것도 소재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린 배경이 됐다. 지난해 12월 들어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완화됐지만 미국 달러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같은 안전자산이지만 실물자산인 금 가격은 되레 반등했다. 금 가격은 지난 8월 고점인 온스당 1550달러 선에서 지난달 초 1480달러까지 빠졌다가 한 달 만에 1520달러 선을 회복했다.
금 시세 회복에 따라 금광업 관련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은 최근 1개월 수익률 8.59%를 기록했다. 황재희 IBK자산운용 해외투자팀 과장은 "미·중 무역전쟁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지는 데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스탠스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값의 하방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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