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고강도 정부 대책에 강남 재건축 가격 흔들…급매 쏟아지고 거래 절벽
입력 2020-01-05 10:31  | 수정 2020-01-05 10:35
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에 따른 고가주택 대출 금지, 보유세 강화 등의 조치로 새해 들어 강남 재건축 단지에 본격적으로 급매물이 늘고 있다.
강남의 고가 재건축 단지는 고점 대비 3억∼5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속출하는 가운데 거래도 동반 실종됐다.
재건축 사업 추진이 한창인 반포 주공1단지와 잠실 주공5단지가 대표적이다.
5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1·2·4주구 전용면적 84㎡는 현재 35억∼35억5000만원 수준에 나온 매물이 수두룩하다. 지난해 하반기 최고 38억∼40억원까지 거래됐던 것에 비해 3억∼5억원 떨어진 것들이다.

당초 2017년 말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를 피해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주민 갈등과 소송전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재초환 부담금 부과 가능성에 보유세 부담까지 커지자 매물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2·16부동산 대책, 헌재의 재초환 합헌 결정까지 내려지면서 실망 매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급매물이 쏟아졌던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새해 들어 호가가 추가 하락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해 말 급매물 시세가 19억7000만∼19억9000만원이 최저가였으나 새해 들어 19억5000만∼19억6000만원짜리 '급급매물'도 등장했다. 작년 고점 대비 3억∼4억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새해 들어 거래가 위축된 분위기다.
전용면적 76㎡의 경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작년 말 잔금 조건으로 나왔던 19억원 후반대의 급매물이 새해 들어 사라진 대신 매수 문의도 급감했다.
강남권 신축 아파트도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호가 상승세를 멈춘 곳이 많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작년 말 매도 호가가 30억5000만∼31억원 선이었는데 새해 들어 30억원 아래의 29억5000만∼30억원짜리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입주한 반포 아크로리버뷰도 전용 84㎡ 시세가 27억∼30억원 선으로 작년보다 호가를 5000만원 정도 낮춘 매물이 나왔지만 거래가 거의 없다.
입주 12년 차를 맞은 잠실 리센츠·엘스 전용 84㎡는 강남·강동 일대 새 아파트에 밀려 가격이 약세다.
이에 비해 목동신시가지 일대는 최근 1∼3단지 종상향(種上向, 용도지역을 2·3종으로 높여 용적률과 층수를 높이는 것), 6단지 정밀안전진단 D등급 판정 호재가 겹치면서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호가도 강세다.
목동 신시가지 3단지 전용 64㎡는 현재 시세가 14억∼14억5000만원으로 종상향 호재 이후 5000만∼8000만원 가량 올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최근 안전진단 호재가 있는 6단지 전용 65㎡도 지난해 최고 15억원에 거래된 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15억5000만∼16억원까지 뛰었다.
그러나 매수세가 쉽게 달라붙진 않는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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