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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사건’으로 2020년대를 연 프로야구, ‘야구팬’들 등돌린다
입력 2020-01-05 08:20 
텅 빈 잠실야구장의 관중석. 프로야구 인기 하락은 여러 요인 중 야구인들의 사건, 사고도 한 몫하고 있다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는 폭행사건으로 2020년대를 열었다.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향해가는 시점에서 스스로 인기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가 발생했다.
지난 2일 LG트윈스 소속 투수가 시민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시끌벅적했다. 지난해말 서울에서 술에 취해 여자친구와 다투다가 이를 말리던 시민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충격을 안겼다.
이어 4일에는 인천에서 NC다이노스 소속 코치가 가정폭력에 출동한 경찰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되는 소식이 들렸다.
야구계의 사건·사고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출범부터 야구인들이 친 사고를 나열하면 방대하다. 2010년대 이후만 해도 폭행 뿐만 아니라 승부조작, 약물복용, 음주운전, 불법도박, 성폭행 등등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연달아 터진 폭행 사건은 사안이 더욱 심각하다. 단순히 선수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프로야구 인기가 떨어지는 시점에서 나왔다. 위기감이 더욱 커진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야구팬들의 시선은 싸늘할 수밖에 없다.
개인의 일탈을 구단 차원에서 막을 수 없다. 고교를 졸업하고 입단한 신인선수라 하더라도 성인이다. 그리고 구단이 사생활을 통제할 수 없다. 잇따른 사건·사고로 인해 구단 차원의 사건·사고 교육뿐만 아니라,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의 교육도 강화됐다.
그러나 선수 뿐만 아니라 코치까지 폭행 사건을 저지르는 데는 상황이다. 이에 강력한 징계만이 해법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지난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윤대영(LG)이나 강승호(SK) 모두 KBO 징계와 별도로 소속 구단으로부터 임의탈퇴처분을 받았다. 구단이 징계를 풀어주지 않으면 다시 야구를 할 수 없는 강한 징계다.

이번 사안도 지난해 나왔던 사건과 비슷한 징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징계를 해도 문제다. 이미 팬들은 이런 행태에 실망했다. 야구 인기 하락에도 야구인들의 사건·사고가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기폭제가 됐다고 봐야 된다.
결국 이런 사건들이 나오게 되면 야구도 잘하고, 팬서비스도 좋은 야구인들은 도매급으로 ‘사고뭉치 야구쟁이로 전락하게 된다. 성실하게 땀을 흘리며 살아가는 야구인들은 억울할 일이다.
한 관계자는 결국 야구인들 스스로 자각해야 한다. 사고를 치면 야구인생이 끝장난다는 위기 의식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왜 야구선수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냐는 말은 비겁한 변명 밖에 안된다. 그만큼 부와 인기를 누리고 있지 않은가. 야구팬들이 등돌리면, 40년 동안 쌓아온 부와 인기도 모래성이 될 수밖에 없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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